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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행복상속]

상속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 보도 : 2019.08.14 08:20
  • 수정 : 2019.08.14 08:20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배우는 상속의 지혜

"나이들 수록 지갑을 열어야 하는 이유"

노인은 지혜로운 법이다. 살면서 겪은 많은 시행착오 끝에 가장 현명한 처신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숱한 풍상(風霜)을 겪고도 아무런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이들이 드물지 않다. 마땅히 했어야 할 시도와 도전을 하지 않은 까닭이다.

실패로 끝났다 해도 일을 벌였다면 배울 기회도 생긴다. 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색함에 손사래를 친다. 인색한 자는 구제불능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가진 것을 남에게 주기 싫어한다. 인색함이 몸에 밴 사람은 나이들수록 자기 것에 더 집착한다. 이럴수록 주변에는 사람들이 사라질 터다. 자기편이 줄어들어갈수록 외로워질수록 가진 것에 더더욱 매달리게 될 뿐이다. 이런 인생이 바람직할 리 없다.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방탕이 인색보다 낫다고 잘라 말한다.

"방탕은 어리석을 뿐, 고치지 못할 병은 아니다." 방탕함은 결국 그치게 되어 있다. 쓸 돈이 다 없어지면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는 탓이다.

물론 가산을 탕진하는 일은 최악이다. 그 지경에 이르기 전에 지혜를 쌓고 가다듬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주는 훈련'을 충분히 해 보아야 한다.

이쯤 되면 왜 '나이 들수록 지갑을 열라'는 말이 있는지 이해가 될 듯싶다.

"운 좋은 부자가 오래가는 법은 없다"

로또에 당첨되거나 증권 등으로 벼락부자가 된 자들이 비참한 결말을 맞는 경우는 무척 흔하다.

오래가는 부자에게는 '부자다운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부자의 습관에는 돈을 모으는 태도 뿐 아니라, '잘 쓰고 잘 베푸는' 노하우도 있다.

우리는 과연 '잘 베푸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훌륭한 부자는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그에게도 돈이 중요하다. 하지만 탁월한 부자들에게는 누군가에게 베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산이 필요할 뿐이다.

이런 부자들 주변에는 늘 사람으로 북적인다. 물론 그들은 헛돈을 쓰지는 않는다. '줄 만한 사람에게 바람직한 양을, 적당한 때에 올바르게' 베풀기 때문이다.

사람인 이상 그들도 사기꾼이나 엉뚱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는 '실수'도 저지를 것이다. 그러나 이 모두는 '제대로 베푸는 지혜'를 갖추기 위한 훈련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삶을 가꾼 자들은 흔들릴 수는 있어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참으로 선하고 흠잡을 데 없이 곧은 사람은 삶의 여러 변화를 고상하고 품위 있게 이겨낸다. 그리하여 그들은 평생 행복할 것이다.......또한 이들은 쉽게 불행해 지지도 않는다. 큰 불운이 닥친다 해도 이들은 꾸준히 힘써 결국은 빛나는 성공을 거둔다.......순간이 아니라 일생에 걸쳐 완전히 덕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제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라. 나는 과연 이렇게 산 사람인가?

'그렇다'라는 답변이 바로 튀어나왔다면 상속에도 큰 걱정은 없겠다. '줄 만한 사람에게 바람직한 양을, 적당한 때에 올바르게 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혜를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재산을 상속 받는 자들 또한 처신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속자의 권위와 명성이 오롯이 물려받은 자산 속에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부친이 어떤 분이셨는데 자네가 감히.....", "대표님의 뜻을 이런 식으로 망가뜨려서는 안 됩니다."는 식의 조언이 주변에서 끊임없이 울려댈 것이다.

그러니 어찌 상속받은 재산을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

오래가는 부자들이 하나같이 사회 공헌과 기부에 매달리는 이유도 여기에서 멀지 않다.

훌륭한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람직한 상속도 다르지 않다. 제대로 베풀 줄 아는 품성을 갖추어야 상속도 제대로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에 귀 기울일 일이다.

철학박사
안광복 박사

[약력]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소크라테스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철학, 역사를 만나다』,『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우리가 매혹된 사상들』,『열일곱 살의 인생론』,『철학자의 설득법』,『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등 10여 권의 철학 교양서를 펴내며 30만 명이 넘는 독자를 철학의 세계로 안내한 대표적 인문 저자이기도 하다.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다양한 대중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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