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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조세피난처 vs 거주지국 쇼핑

  • 보도 : 2020.03.18 08:14
  • 수정 : 2020.03.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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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동부 테네시주의 한 로펌(법률회사). 파격적인 조건으로 그 곳에 채용된 미치 맥디어는 수재들만 모인다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새내기 변호사다.

어느 날 미치는 그 로펌이 마피아 계열사로 케이만 군도(Cayman Islands)에 역외금융계좌를 두고 암흑가의 돈세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회사를 그만 두려 한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 두면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번민에 빠진다.

이즈음 로펌의 비밀을 알게 된 변호사들이 차례로 죽어 나가고 미치는 출장 간 케이만의 해변에서 마피아가 보낸 미인에게 빠져 들며 협박에 시달리는데…

'미션임파셔블' 시리즈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탐 크루즈가 주연한 존 그리샴 원작 영화 '야망의 함정'(원제: The Firm) 줄거리이다.

영화에서는 마피아 두목과 로펌의 탈법행위를 눈치 챈 미국연방수사국(FBI) 그리고 미치 사이의 두뇌싸움이 치열하게 그려진다. 영화는 종국에 3자간 타협으로 평화롭게(?) 마무리 되지만 원작은 머리싸움에서 이긴 미치가 거금을 챙긴 후 수 천개나 되는 케이만 군도의 어느 한 섬으로 잠적해 버린다.

영화

◆…영화 '야망의 함정' 포스터

국제조세분야를 다루는 각국의 국세청은 케이만 군도를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본다. 조세피난처란 법인이나 개인의 소득에 세금이 면제되거나 낮은 지역을 말하며 바하마, 버진아일랜드 혹은 몰타 등의 휴양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 매체들에 따르면 국내의 자산가들이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거주지를 타국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한다. 주로 60~70대의 자산가들이 겨울철새가 따듯한 남녘으로 이동 하듯 거주지국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웰빙 생활이 가능한 선진국이면서 상속세 혹은 증여세가 없거나 낮은 지역인 미국, 캐나다, 호주 및 싱가폴 등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조세피난처는 거주지를 국내에 두면서 소득이나 재산만 이동시키는 형태지만 거주지국 쇼핑은 몸과 자산이 함께 이동하는 것이다. 조세피난처로의 재산 이전은 국세청의 추적을 받을 위험이 있는 반면 거주지 이동은 국세청의 관리권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데 그렇게 한국을 떠난 이들이 상당기간이 지난 후 되돌아오거나 그 자녀들이 현지에서 증여세 부담없이 자산을 물려받은 후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거주지국 선택을 통해 자손에게 부를 무상 이전 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사안을 '거주지국 선택을 통한 증여세 회피사례'로 보아 이를 방지할 법령을 정비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나성길 등).

첫째, 해외이주 시 재산현황 파악을 위한 자금출처 확인서를 발급 받도록 하였다. 되돌아왔을 때 자산이나 자금의 출처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둘째, 출국세를 신설하였다. 출국세는 거주자가 해외이주 시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 등을 양도한 것으로 보거나 해외이주 후 양도하는 경우 거주자로 보아 과세하는 제도를 말한다. 거주지국 쇼핑을 통해 양도소득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다.

셋째, 국외 상속재산에 대한 부과권제척기간을 대폭 늘렸다. 통상 10년인 부과기한을 15년 혹은 일정 금액 이상 재산의 무상이전이 있음을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언제든지 상속세 및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세피난처와 주거지국 쇼핑은 합법과 탈법의 경계선이 모호하다. 그러기에 절세하려는 자산가와 추적하는 국세청 간 충돌이 생긴다. '야망의 함정' 한국판에 다름 아닌 것이다.

국내로 유턴하는 자산가들 소식을 접하고 보니 조세피난처(Tax haven)가 파라다이스(heaven)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박사과정 수료, 고려대원 졸업(석사), 서울시립대 졸업,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서]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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