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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행복상속]

상속세 최고세율 50%로 빈부격차 줄일 수 있을까?㊤

  • 보도 : 2019.10.16 08:20
  • 수정 : 2019.10.16 08:20

워비곤 호수 효과

'워비곤 호수'에는 모두 평균 이상의 사람들만 산다. 여자들은 모두 강하고 남자들은 하나같이 잘생겼으며, 아이들의 성적은 다 중간보다 위다.

이런 마을이 과연 있을까? 물론 없다.

워비곤 호수는 미국의 풍자 작가 게리슨 케일러(Garrison Keillor)가 지어낸 이야기다.

하지만 일상 속의 우리도 이 마을의 주민들과 비슷한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지능이 평균이상이며, 외모도 중간보다는 낫다고 여기지 않던가. 나아가 자신은 남들보다 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처신한다고 여기며 운전 매너도 좋다고 믿고 있다.

이런 모습을 심리학자들은 '워비곤 호수 효과(Lake Wobegan Effect)'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에는 평균에 대한 압력이 왜 이리 높을까? 사실 자신에 대한 이런 착각은 나쁘지만은 않다. 일상을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게 만드는 까닭이다.

반면, 나는 평균 이상이어야 한다며 조바심을 내는 상황은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끊임없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초조해 하며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지내야 하는 까닭이다.

이 점에서 우리에게 '워비곤 호수 효과'는 사회 문제에 가깝다.

형편이 안 되는 데도 명품에 매달리거나 좋은 차를 모는 이들을 떠올려 보라. 자녀가 그럴듯한 대학에 갈 만한 성적이 안 될 때 느끼는 부모들의 좌절감은 또 어떤가. 우리 사회에는 남들보다 나아야 한다는 생각, 적어도 평균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조바심을 본능처럼 품고 사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는 왜 이토록 '평균에 대한 압력', 적어도 중간은 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강하게 작동할까?

그 이유를 영국의 사회공학자 리처드 월킨슨은 '불평등'에서 찾는다.

우리나라는 GNP 3만 달러가 넘는 OECD 가입국가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중산층이라 여기는 사람들의 비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상위 10%에게 몰리는 소득집중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빈부격차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생활의 차이가 심한 사회일수록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남들의 평가에 신경을 쓴다. 남들보다 뒤져 보일까하는 걱정에 과시적 소비에 많은 돈을 쓰고 충분히 체면 유지를 할 만큼의 형편이 안 될 때는 만남을 피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비교되는 게 싫어 혼자 지내는 처지가 편안할 리 없다. 때문에 담배나 술 같은 약물에 빠져들기 쉽다. 이럴수록 능력치를 높여 좋은 일자리와 나은 지위를 얻기도 더욱 어려워진다.

높은 상속세가 빈부격차를 줄여줄까?

반면, 생활수준이 고만고만한 나라들의 상황은 정반대다.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전체 인구 중 소득 최상위 20%의 수입은 최하위 20% 계층보다 3.5~4배 정도 많다. 기본 생활이 안정되어 있다면 이 정도는 노력으로 극복할만하다는 생각 들 듯싶다. 따라서 사회의 통합 수준도 높고 시민들의 행복도도 높다.

그래서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우리 사회의 권력자들도 불평등을 없애는 데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 공약이 2007년 민주당의 그것보다 진보적이고, 2012년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 2007년 민주노동당의 그것만큼 진보적이며, 2010년 노회찬 서울 시장 후보의 무상보육 공약보다 2012년 박근혜 후보의 무상보육 공약이 더 진보적인 내용으로 제시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진보정당은 진보라는 정체성만으로는 차별화하기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2012년 노회찬 민주정의당 공동대표의 말이다.

지금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복지 정책을 비교해 보아도 누가 진보이고 보수인지 차이점을 찾기 힘들 정도다.

이렇듯 우리의 정치가들도 불평등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정부가 최고 세율 50%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 비율을 유지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과연 높은 상속세가 빈부격차를 줄여주고 있을까? 이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듯싶다. 왜 그럴까?

철학박사
안광복 박사

[약력]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소크라테스 대화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철학, 역사를 만나다』,『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우리가 매혹된 사상들』,『열일곱 살의 인생론』,『철학자의 설득법』,『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등 10여 권의 철학 교양서를 펴내며 30만 명이 넘는 독자를 철학의 세계로 안내한 대표적 인문 저자이기도 하다.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다양한 대중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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