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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②

종중 토지의 딜레마 "종중땅인데 내가 왜 세금을?"

  • 보도 : 2019.02.06 15:04
  • 수정 : 2019.02.06 15:06

우리네 땅 사랑은 유별나다. 유한한 특성을 지닌 토지 위에 많은 인구가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숙명인 듯하다.

서울의 땅과 집값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열패감을 안긴다. '조시 라이언'은 우리 삶의 불평등의 시작은 땅과 집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최근 몇 십 년간 천정부지로 오른 서울의 땅값에 아우성인데 이웃나라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도 그랬던 모양이다.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백거이(772~846년)는 평소 집 없는 설움이 얼마나 복받쳤던지 자신을 달팽이나 쥐만도 못한 신세라고 읊었다.

"타향 서울에서 벼슬살이 20년
가난하니 맘 편히 지낼 누추한 내 집조차 없네
달팽이도 제 집 있으니 부러워라
숨을 곳 아는 쥐만도 못한 내 신세"

박경리 선생의 '토지'에서는 하동군 평사리 들판을 배경으로 서희와 조준구가 최참판댁 토지를 뺐고 되찾아 오는 이야기가 애잔하게 펼쳐진다. 토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서 소설은 물론 드라마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종중 토지를 두고 벌이는 소유권분쟁은 소설이 아닌 법정에서 더욱 많다. 종중 토지와 관련된 세금 분쟁 또한 그러하다.

어느 날 억만장자가 된 형제가 있다. 형제의 아버지가 1970년대 중반 경기도 일원의 땅을 대거 사들여 종중 재산으로 등록했다.

자손대대로 그 땅을 토대로 농사를 지어 자손들이 유복하게 살기를 원했던 아버지는 최소 50년 이상 종중원 누구도 양도를 못하게 묶어 두었다.

2010년 즈음하여 아버지와 어머니가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연이어 사망했다. 부모 사망 후 정부는 해당 토지를 수용결정하면서 형제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형제는 보상금을 받자마자 세무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의 양도소득세, 배우자 및 자녀들은 증여세를 충실히 납부하였다. 이로써 세금문제는 모두 매듭이 지어졌다 생각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벌어질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어느 날 형제에게 세무조사를 예고하는 통지서가 날아 들었다.

상속세 탈루 의심이 든다며 시작된 조사는 형제에게 치명상을 안겼다. 국가로부터 받은 보상금 전액을 가지고도 국세청이 고지한 상속세와 가산세를 납부하기에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종중 토지를 원 소유주인 아버지의 재산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제3자(종중)의 재산으로 보아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아버지가 종중에 토지를 맡긴 것이 처분(신탁)인지 아니면 관리(신탁)인지 여부가 판단 대상이었던 것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9조에 적시한 바로 그 신탁이야기다.

대법원은 형제의 아버지는 종중에 토지 관리를 맡긴 것일 뿐 처분 권한은 여전히 아버지가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그 토지는 형제들이 상속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니 상속세 대상이 된다고 결정한 것이다(대법원. 2017. 12. 7.).

종중이나 신탁은 일반인에겐 낯선 용어다. 그러기에 종중 토지가 상속세 과세대상인지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차제에 해당규정을 세무전문가는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도 쉽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고려대 정책대학원 조세재정학과 (석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전 기획재정부 자체규제개혁내부심의위원, 현 (사)한국조세연구포럼 부회장, 현 삼일세무법인 대표이사 [저서]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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