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野 "중재는커녕 겁박, 정부 합의파기" 與 "산업 볼모로 정치파업"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모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중 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야권에선 정부의 강경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며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안전운임 품목 확대 추진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총파업의 원인은 안전운임제의 적용 품목 확대 논의를 약속하고 지키지 않은 정부여당에 있다"며 "정부는 안전한 화물 운송을 호소하는 화물노동자들을 겁박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으로 물류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중재는커녕, 업무개시 명령을 검토하겠다고 한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여당은 일하면서 죽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호소하는 화물노동자의 절규를 외면하고, 5개월간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일방적인 업무개시 명령으로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은 다름 아닌 윤석열 정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자를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겁박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무조건 복귀하라는 강압적 명령 대신 대화와 원만한 합의를 통해 물류 수송을 정상화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은 화물연대 총파업을 비난하기 전에 지난 6월의 약속을 고심하는 게 먼저"라며 "약속을 위반하고 대화를 거부한 대통령 때문에 불법이 발생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며 "이렇게 나라를 끌고 가면서 혼란은 대통령이 먼저 만들어 부추기고 그 탓을 노동자들에게만 돌리는 정권의 말로는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다. 진짜 무책임한 정치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원희룡, 이상민, 한동훈 장관 앞세워서 경찰력 동원해 공포 분위기 조성하고, 파국을 조장하는 군사독재 시절에서나 있던 낡은 방식이 자유를 부르짖는 대통령의 방식인가"라며 "장관들이 공안대책회의해서 노조 토끼몰이하는 쌍팔년도식 대응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 등으로 보여준 이 정부의 경제무능과 무관심을 보면, 윤석열 정부의 관심이 오로지 노동자를 때려잡고 겁박하는 것에만 있어 보인다"며 "화물연대가 멈추니 경제와 물류가 멈춘다면, 그 사람들이 그만큼 귀하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귀한 사람들이 귀한 일을 멈췄다고 때려 잡으려만 하지 말고 합의를 지키고 대화를 하시라"며 "민주당은 안전운임제 적용품목 최소 3개 확대를 포함해 이번 사태 해결에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선 국민 괴롭히기를 멈추시기 바란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화물연대와 '안전운임제 지속'과 '품목 확대'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난 5개월간 정부는 무엇을 했나.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가 아니라 또다시 연장하겠다고, 품목 확대는 논의 못하겠다는 일방적 통보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화주의 책임을 면하는 개악 안까지 덧붙여서 통보했다. 화물연대와 정부 간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협상에 임했던 노동자를 우롱했다"며 "이번 화물연대 노동자들 파업의 책임은 정부의 합의파기와 국회의 직무유기에 있다. 화물노동자들의 잘못이라면 그저 정부를 믿었던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약속 위반 때문이란 그들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정부가 예고한대로 파업이 계속되면 운송 개시 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정부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요구인 현행 안전운임제 3년 유예를 약속했지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5개 품목확대를 요구하며 어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며 "이번 파업이 진정 화물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정당한 투쟁인지 아니면 현 정부를 흔들기 위한 정치파업인지 국민들은 잘 아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지난 6월에도 있었던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사태로 인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국가 기간산업이 일주일 넘게 마비되었으며, 중소기업들은 수출 물품을 운송하지 못해 미래 수출 계약마저 파기되는 실연을 겪은 바 있다"며 "민노총이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것을 넘어서 기득권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필요할 때는 헌법 정신 운운하면서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상대방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법치를 무색하게 하는 흑백논리를 우리 사회에 퍼뜨리고 있다. 법 위에 군림하는 민노총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라며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는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지, 물리력을 앞세운 불법행위를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복합위기를 맞아서 정부와 국회, 기업과 근로자 등 모든 경제 주체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파업을 당장 멈추시기 바란다. 그리고 정부는 반드시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24일 "민노총은 5개월 만에 또다시 파업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화를 거부한 쪽은 민노총"이라며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해 초 민노총이 작성한 사업계획에는 11월 총력투쟁을 명시하고 있다. 계획대로 연쇄 파업을 하고 있다"며 "경제위기에 아랑곳없이 일단 파업부터 지르고 보자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민노총의 법적 지위는 노동조합이지만 본질은 종북·반미단체"라며 "올해 사업계획에서도 '자주통일역량 강화로 종속적 한미동맹해체'를 사업목표로 정하고 있다. 실제로 집회현장에서 반미구호를 일상적으로 외치고 있다. 민노총은 극렬투쟁으로 산업을 볼모로 잡아 기득권을 확보하고, 그렇게 축적한 힘으로 반미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노총은 산업과 안보의 근간을 동시에 뒤흔드는 중"이라고 맹폭을 가했다.

이어 "정부와 지방자치 단체는 이런 민노총에게 지원금까지 주고 있다. 국가가 매국(埋國)의 묘혈꾼에게 품삯을 주는 꼴"이라며 "이런 비상식적 행태부터 근절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잘못된 예산집행 현황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저 역시 잘못된 지원의 근거 되는 법을 폐지 혹은 수정할 수 있도록 입법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25일 이틀째 총파업 중인 화물연대 측과 만나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안전운임 품목 확대 추진을 약속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화물연대와 간담회를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를 통해 제도가 현장에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정부 지침을 방기하고 대기업 화주만의 이익을 위해 모든 행정기관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24일 0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고, 25일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