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찬회 통해 '통제 안 되는 집단'이라는 얘기 나올 듯"
"화해 수용 용의? 가능할 리 없다...尹대통령이 '품는다' 표현, 굉장히 모욕적"
"탄원서 공개 또는 유출, 정치적 책임질 사람이 판단한 게 자명"
"유상범, 주호영 둘 중 누군가 '나쁜 놈 만들어버리자'는 판단 있었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소위 말하는 얼평(얼굴 평가)"라면서 "페미니즘 찬반, 여성주의 운동과 관계없이 사람을 외모 등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를 강연자가 모르는 것도 그렇지만, 자리에 있던 국회의원들도 웃으면서 박수쳤다는 거 아닌가. 그게 바로 당의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제 보니 강연도 재미있게 하고, 저녁에는 술도 한판 하셨더라"며 "아마 연찬회를 통해 또 '통제 안 되는 집단'이라는 얘기가 나올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지성 작가는 지난 5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 씨의 남편으로, 전날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는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이 작가는 "보수 정당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할아버지 이미지"라며 "아내에게 국민의힘에 좀 젊음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당신이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 배현진 씨도 나경원 씨도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좀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주류 반입이 일절 금지된 연찬회가 있던 날 밤 연수원 인근 식당 술자리에서 술병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어 이 전 대표는 "6·1 지방선거 이후 6월 20일쯤 연찬회를 하자고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이야기했는데 그때는 '안 된다'고 그랬다. 지방선거도 끝나고 윤석열 정부 방향 설정에 대해 당이 한 번 모여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이상하게 석연치 않은 이유로 6월 말에 안 하더라"며 "지금 하는 것을 보면 6월 말에 안 한 것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련의 절차를 예상하고 그랬던 게 아닐까"라며 "내부총질 하는 당대표를 쫓아내고 하자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가처분 신청이 인용시, 당에서는 책임 소재 안 가리고는 안 되는 상황이 올 것"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잠적하겠다고 했는지 묻자 "잠적이라는 게 다른 의미가 아니고, 어차피 6개월 동안 직무정지 기간이라고 할 테니 저는 원래 하던 당원들 만나고, 책 쓰는 일을 할 것"이라면서 "당에서는 누가 이런 무리한 일을 벌였느냐에 대해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안 가리고는 안 되는 상황이 올 거다. 나는 그 일에 끼지 않으려 한다. 자기들끼리 누군가를 매달고 이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가 공개된 배경에 대해선 "원래 제가 제출하면 상대 측 변호인이 볼 수 있게 돼 있는데 그 변호인이 그걸 본 다음 당에다 넘겼을 것"이라면서 "그럼 당에서 누군가가 정무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유상범 법률지원단장,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둘 중 누군가 판단해서 '밖에 공개해서 표현 중에 신군부 등 집어내 이준석을 전통적 지지층에다가 나쁜 놈 만들어버리자'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공개 또는 유출 자체가 문제된다고 생각 안 했을 리가 없다.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판단했을 게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와 경찰 수사를 무마하겠다고 회유한 당내 인사에 대해 묻자 "그걸 밝히는 것 자체가 폭로성 행위에 해당한다. (폭로)할지 안 할지는 제 정치적 판단이고, 제가 나중에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폭로성 내용이라고 하는 것 없이도 충분히 가처분에서 잡힐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윤핵관이 침묵과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제가 터무니없는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면 가처분 신청으로 사람들이 마음 졸여서 보지도 않을 것이고, 법원도 심사숙고하는 상황이 안 생길 텐데, 결국 어떤 목표를 설정해 두고, 굉장히 무리수로 관철시키려고 했던 것은 국민들이 많이 인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단한 민주화 투사가 되겠다. 이런 건 아니고 적어도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제 위치에서 할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예전 박근혜 정부 때 여러 이상한 징후들이 있었는데 보수에 있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해야지'. '대통령을 살려야지' 이런 생각 때문에 지적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하다가 나중에 탄핵 맞고 5년 고생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내부총질 문자에 해명·사과하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다면 수용할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저를 '품는다'는 표현에 대해 굉장히 모욕적으로 느끼는 이유가, 저는 가만히 있는데 본인들끼리 사고치고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결국에는 그 해법으로 이준석을 자르자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설마 다 검사들인데 몰랐겠나. 이게 잘못되어간다는 거를 알면서도 본인들의 잘못을 남을 징벌하는 것으로 갈음하자라고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가능할 리가 없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