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기준금리 1.5%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추가인상 강력시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경제흐름, 한은이 보는 중립금리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1.5%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며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인상 이후 3차례 인상으로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하지만 현 경제상황, 성장이나 물가 등을 놓고 기준금리 수준을 평가하면 여전히 완화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가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경제상황에 맞춰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흐름, 추정 중립금리(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 등에 비춰보면 기준금리가 1.5% 된다해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1.5~1.75% 기준금리 기대수준이 형성돼 있다고들 하는데 그에 대해 적정여부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금통위와 시장의 기대가 다르다면 간극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미국이 연내 양적긴축을 시행키로 결정하는 등 해외 여건의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빨라진다는 전망은 상당 부분 국내시장의 가격변수에 이미 반영됐다”며 “미국의 테이퍼링, 금리인상에 양적긴축까지 더해진다면 금융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 줄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는 다르게 건전성이 양호해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한국도 추가 인상으로 대응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미국은 우리보다 조금 늦게 정상화 방향을 잡았다. 한국은 선제적 대응을 했기에 국내 경제를 우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다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 속도가 빨라지고 긴축 강도가 세진다면 우리 통화정책의 중요한 고려요인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외식물가의 확산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내구재에 국한됐던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점차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3%대의 물가상승 흐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나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에 대해 “취약차주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경제 전반의 소비를 제약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부채가 많이 늘었으나 대부분 고신용자 중심으로 증가했고 연체율 또한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