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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내면 유치장 보낸다…정부의 '강력한 한방' 통할까?

  • 보도 : 2019.06.10 10:18
  • 수정 : 2019.06.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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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항 국세청 차장이 지난 5일 호화생활하는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대응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정부는 감치제도 도입, 운전면허 정지 등 '호화생활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 국세청 제공)

그야말로 강력한 '한 방'이다.

국세청과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가 힘을 모아 악의적인 고액체납자에 대해 그 어떤 정부도 시도하지 않았던 초강력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왜 이런 대책들을 지금에서야 내놓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범정부 대책의 핵심은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감치명령제도' 도입부터 시작해 ▲여권 미발급자 출국금지 ▲체납자 재산조회범위 확대 ▲체납자 복지급여 환수 및 건강보험 피부양자 요건 검증 강화 ▲자동차세 체납자 운전면허 정지 ▲지방세 분야 특정금융거래정보(FIU) 정보 활용 등이다.

고액체납자와는 별다른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복지부까지 대책 마련에 참여하는 등 사실상 국가적 차원에서 고액체납자의 은닉재산 추적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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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공개·출국금지 비웃는 고액체납자

현재 국세청은 2억원 이상의 세금을 1년 이상 내지 않은 고액체납자 명단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598명(체납액 4조7913억원)의 고액체납자 명단을 공개한 이후 2014년 2398명(4조1854억원), 2015년 2226명(3조7832억원), 2016년 1만6655명(13조3018억원), 2017년 2만1403명(11조4697억원)으로 명단공개 인원 기준 5년 사이 9배 가량 늘어났다.

명단공개 기준이 지난 2012년 이후 순차적으로 강화(7억원 이상·2년 이상 체납→2억원 이상·1년 이상 체납)됐다는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고액체납자 숫자는 감소하기는 커녕 늘어나고 있다.

이에 비해 각 지방국세청 체납자 은닉재산 추적팀이 추징한 실적은 2013년 1조5638억원, 2014년 1조4028억원, 2015년 1조5863억원, 2016년 1조6625억원, 2017년 1조7894억원에 불과했다. 국세청이 투입한 행정력에 비례해 실질적으로는 초라한 성적표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명단공개'라는 수단은 고액체납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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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고액체납자 또한 명단이 공개되고 있지만, 별반 효과가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지방세 전체 체납액 역시 지난 2013년 2079억원에서 2014년 2745억원, 2015년 3408억원, 2016년 5377억원, 2017년 1조5775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출국금지 조치도 마찬가지. 지난 2013년 말 기준(누적) 국세 5000만원 이상을 체납해 출국금지된 인원은 2557명이었으며 2014년 2698명, 2015년 2967명, 2016년 3596명, 2017년 6112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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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과 지자체 등이 현행 법률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체납자 명단공개와 출국금지 카드는 고액체납자들을 입장에서는 '간지러운' 수준에 불과한 형편이다.   

고액체납자 '유치장' 보내겠다는 정부…효과 있을까? 

법과 제도를 비웃는 고액체납자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부분에 관련 정부 부처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자 보이지 않는 칸막이 뒤에서 정보공유 등 업무협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부분들을 의외로 손쉽게 허물어 뜨릴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감치명령제도' 도입.

정부의 구체적인 제도 도입 방안은 국세를 3회 이상 1억원 이상 체납한 체납자는 별도의 요건 검증과 심사를 거친 후 법원의 결정을 받아 최대 30일 이내로 유치장에 가둔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명단공개를 '우습게' 생각했던 체납자에게 신체적 자유가 구속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가할 경우 체납액 납부를 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권침해 우려도 제기되지만, 감치 전 소명기회를 제공하고 법원 판단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감치명령제도가 가장 파괴력있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징세행정, 즉 체납액 징수행정 측면에서 국세청이 가장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체납자 재산조회범위' 확대 카드다. 

현재는 5000만원 이상 체납한 체납자 본인에 대해서만 금융조회가 가능해 체납자가 배우자나 자녀, 친인척 명의로 재산을 빼돌리면 국세청이 그 어떤 노력을 쏟아부어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었다. 하지만 정부는 법을 개정해 체납자의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까지 금융조회 허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세청에서는 감치명령제도를 통해 악의적 체납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한편, 재산조회 범위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은닉재산 추적 및 추징이라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강력한 대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재연 강원대 교수는 "그동안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했으나 징수율이 매우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대책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고 정책방향도 매우 적절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감치명령제도와 금융조회 범위 확대가 자칫 사생활 침해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제도 실행 과정에서 통제 또는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이런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들수 있을지는 앞으로 법령 개정 및 세부적인 실행방안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교수(납세자연합회장)도 "정부에서 체납자를 관리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정책을 발표했다. 감치명령제도는 종래 규제보다 강도가 세기 때문에 체납자에 대한 사전 및 사후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대책이 체납액 회수와 건전한 납세문화 조성에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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