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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동 변호사의 상속법 Q&A]

거짓 이혼한 배우자, 상속권 없다고?

  • 보도 : 2018.10.01 09:00
  • 수정 : 2018.10.01 09:00

Q. 김채무는 결혼 전부터 전공을 살려 의류사업을 시작하였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비교적 안정된 사업체를 꾸릴 수 있었다.

회사가 안정되기는 하였지만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현상유지만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최근 경쟁 회사들이 늘면서 추가 투자를 하는 등 사업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높여야 할 필요가 생겼다.

김채무는 고민 끝에 추가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과감한 투자 이후 기대했던 중국시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매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김채무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과 은행으로부터 자금회수 압박을 받게됐다. 

김채무는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회사가 부도나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의 유일한 재산인 본인 명의의 아파트도 경매로 넘어가 온 가족이 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이에 김채무와 남편 이위장은 고민 끝에 어린 자식들을 위해 아파트만은 지키고자 가짜로 이혼하기로 하였다.

결국 김채무와 이위장은 이혼을 하면서 김채무 명의의 아파트를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의 형식으로 이위장에게 이전했다. 다만 두 사람은 서류상의 이혼만을 했을 뿐 변함없이 부부관계나 가족관계는 유지했다. 

그렇게 김채무와 이위장이 고생스런 생활을 견딘 끝에 막혔던 중국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회사는 기적처럼 회생했다. 결국 김채무는 재기에 성공하여 빚을 모두 갚고 큰 재산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김채무는 사업이 언제든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이위장과 다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여전히 법률상 이혼인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출장을 다녀오던 김채무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 경우 비록 법률상 이혼신고만을 했을 뿐, 실제로는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이 부부로서 공동생활을 하고 가족관계를 유지했던 이위장은 김채무의 배우자로서 상속을 받을 수 있을까?

A. 우리 민법은 법률상의 배우자에게만 상속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상속인이 법률상 인정받는 배우자인지 여부가 상속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판례는 진의에 의한 혼인의 의사합치가 없다면 설령 혼인신고를 마쳤다고 하여도 그 혼인은 무효라고 하여(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므28 판결) 당사자들이 혼인하려는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 혼인신고만 마친 경우에는 법률상 혼인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즉 혼인의 경우 법률상 배우자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혼인신고라는 형식적 요건이 아닌 당사자간의 진정한 혼인의 의사합치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에서, 이혼신고를 마쳤더라도 당사자간에 진의에 의한 이혼의 의사합치가 없다면 그 이혼을 무효로 보아야 할까?

김채무와 이위장의 사례와 같이 진실로 이혼할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만 이혼 신고를 한 이른바 가장이혼의 경우에도 가장혼인과 같이 진정한 이혼의 의사의 합치가 없음을 이유로 무효로 보아야 할까?

이에 대해 우리 판례는 가장혼인과 달리 가장이혼에 대해서는 이혼의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혼인의 경우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법원은 "이혼의 효력발생 여부에 관한 형식주의 아래에서의 이혼신고의 법률상 중대성에 비추어, 협의이혼에 있어서의 이혼의 의사는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한다 할 것이므로, 일시적으로나마 그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간의 합의하에 협의이혼신고가 된 이상, 그 협의이혼에 다른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양자간에 이혼의 의사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고 따라서 그 협의이혼은 무효로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므171 판결).

그러므로 우리 판례에 따르면 김채무와 이위장이 진정으로 이혼할 의사 없이 단지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거짓으로 이혼신고를 했더라도 이혼은 무효로 되지 않는다.

따라서 법률적으로 이위장은 김채무와 이혼을 한 사람이므로 김채무의 법률상의 배우자가 될 수 없어 결국 이위장은 김채무의 상속인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법무법인 두현
김준동 대표 변호사

한양대학교 법과 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전 법무법인 청와 대표변호사
현 법무법인 두현 대표변호사
서울가정법원 성년후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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