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조세 > 관세

[캠페인]세법 속 '규제', 이것만은 고치자

여행자휴대품 조사, 年 42만 시간…"세관직원 허리휜다"

  • 보도 : 2014.07.18 14:36
  • 수정 : 2014.07.18 14:36
"규제개혁이야말로 특단의 개혁조치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강도 높은 '규제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업들과 국민들의 역량이 뛰어나도 '암덩어리' 같은 규제들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면 경제 활성화는 머나먼 얘기라는 것이 핵심요지다.

사실 세법은 규제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다만 이는 사전적 범주일 뿐이며 현실에서의 세법은 국민과 기업 등에 '규제' 중 하나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잘못된 세법은 국민의 개개인의 생활, 개별기업의 경영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내국세와 관세 등 세법 속 개혁해야 할 규제들을 선별해 개선을 촉구하는 [캠페인]세법 속 '규제', 이것만은 고치자 시리즈를 연중기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주-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해외여행자.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래 올해 1분기 출입국자가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이제 해외여행은 보편화가 됐다.

이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요즘, 혹자는 '세상이 참 좋아졌다'고 할 지 모르지만 그 뒤편에는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운 여름 시원한 휴양지로 떠나는 여행자들을 바라만 봐야 하는 세관 직원들이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휴가를 떠날 시기가 가장 바쁜 세관 직원들이지만 또 다른 골칫거리는 사 온 물건을 숨겨서 들여오는 여행자들이다.

해외에 한 번 나가면 면세점이나 해외에서 명품가방이나 지갑, 시계 등을 사요는 여행자들 때문에 여행자와 세관 직원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난다.

한정된 인원의 세관 직원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과세물건을 숨겨오는 여행자들을 적발하거나 '나몰라라' 잡아떼는 여행자들, '배째라'는 식으로 오히려 민원을 제기하는 여행자들을 상대하기는 현실적으로 벅차다.

이에 더해 면세한도를 초과한 여행자들이 가져온 물건을 감정하고 조사하고, 범죄인지보고를 하는 등 범칙자 한 사람에게 소요되는 시간만 두 시간이나 되다보니, 세관 직원들은 몸이 열개여도 모자랄 지경이다.

 

◆…인천공항에서 수하물을 기다리는 여행자들. 엑스레이(X-ray) 검사 후 이상이 있으면 가방을 열어 직접 검사하는 개장검사를 하게 된다.

□ 조사에만 2시간, 세관 직원 '고충' 심각 = 여행자들이 면세한도(400달러 미만)를 초과해 구매한 물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대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여행자의 자진신고를 통해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물건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경우와 세관에서 엑스레이 검사나 개장검사를 통해 과세물건을 찾아내는 경우이다.

자진신고의 경우, 여행자 스스로 과세물건이 있다고 신고한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시비가 붙지 않지만 문제는 세관 직원이 과세물건을 적발했을 때이다.

세관에선 과세물건이 발견되면 여행자가 자진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았어도 자진신고를 할 것이 없는지 재차 확인한다. 이 때 자진신고할 것이 있다고 한다면 세관에서는 가산금 등을 부과하지 않지만 '모른다'고 잡아뗀다면 가차없이 세금가 가산세를 부과한다.

이 과정에서 여행자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범칙자 조사를 받게 되는데 이 때 일반 범칙자와 마찬가지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해야 하며 세관 직원은 과세물건을 감정해 과세가격을 파악하고 범죄사실을 인지했다는 내용의 보고를 해야 한다. 이후 통고처분이 이뤄지는데 이런 과정에 총 2시간이 소요된다.

지난해 인천공항세관에서 적발된 여행자 휴대품 위반 건수가 21만2292건인 것을 감안하면 면세한도를 초과해 물건을 들여온 여행자들에게 연간 총 42만4584시간, 매일 1163시간을 투자하는 셈이다.

인천공항세관 여행자 휴대품 단속 직원이 350명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직원 한 사람당 12~13시간을 쓰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방을 열어보이는 여행자. 세관 직원이 요구하면 여행자는 가방을 열어 과세물품과 반입금지 물품 등이 있는지 확인을 받아야 한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 관세청, 조사 간소화 '추진' = 여행자 휴대품 단속 업무는 면세한도를 초과한 물품에 대해 과세하는 것 외에도 마약이나 총기류, 도검류 같은 사회안전을 위협하는 물품에 대해서도 단속한다.

마약 밀수의 경우는 여행자 단독으로 저지르는 것보다는 국제마약조직과 연관된 경우가 많아 꾸준히 마약 단속 기법을 연마하고 정보분석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금괴나 다이아몬드 밀수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인력으로 이것 저것 다 검사를 하다보니 단순히 세금을 내지 않고 물건을 들여오는 여행자들에게 쏟아 붓는 시간이 아까울 수밖에 없는 것이 세관의 입장이다.

관세청 역시 일선 세관 직원들의 이런 고충을 이해하고 경미한 범칙 출입국 여행자에 대해선 조서 작성과 범죄인지보고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간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일반 범칙자가 작성하는 조서 대신 간이 확인서를 작성토록 해 조서 작성 시간을 단축하고 세관 직원이 범죄인지보고를 할 때 전산입력해야 하는 항목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건 등은 가격 감정도 최소화 해 구매원가를 과세가격을 인정해주도록 했다.

관세청은 오는 11월 관련 세칙을 개정할 계획이며 여행자 휴대품에 대한 조사절차가 간소화되면 현재 두 시간 걸리던 조사과정이 30분으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무분별한 여행자 휴대품 밀반입을 막기 위해 안전위해물품 등이 아닌 가방이나 지갑, 소형전자제품 등 실생활에 사용하는 물건 중 과세액이 2000만원 이하거나 벌금액이 100만원 미만인 여행자, 관세법 위반 전력이 없는 여행자에 한해서만 이를 시행한단 원칙을 세웠다.

관세청 관계자는 "공항세관 직원들이 과세물건을 감정하고 이를 전산에 입력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힘들어했다. 이를 다하는데 두 시간 정도 걸린다"며 "이를 개정해 전산입력을 최소화한다면 조사 건당 30분 정도만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출생 :
  • 소속 :
  • 학력 :
  • DID :

상세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