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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세법 속 '규제', 이것만은 고치자

"우리가 탈세했다고?"…수출입기업 울리는 '오류점수'

  • 보도 : 2014.07.14 07:47
  • 수정 : 2014.07.14 07:47
"규제개혁이야말로 특단의 개혁조치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강도 높은 '규제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업들과 국민들의 역량이 뛰어나도 '암덩어리' 같은 규제들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면 경제 활성화는 머나먼 얘기라는 것이 핵심요지다.

사실 세법은 규제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다만 이는 사전적 범주일 뿐이며 현실에서의 세법은 국민과 기업 등에 '규제' 중 하나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잘못된 세법은 국민의 개개인의 생활, 개별기업의 경영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내국세와 관세 등 세법 속 개혁해야 할 규제들을 선별해 개선을 촉구하는 [캠페인]세법 속 '규제', 이것만은 고치자 시리즈를 연중기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주-

#. 해외에서 가방을 수입하는 A업체는 B라는 제품을 수입하면서 과세가격을 2만원으로 신고했지만 세관의 기업심사 결과 과세가격이 과소신고됐다는 것이 발견되면서 3년치 수입신고서에 기재했던 과세가격을 모두 수정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A업체는 수출입신고 오류점수('벌점'과 같은 개념)가 한꺼번에 부과됐고 통관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됐다. A업체는 단순실수이며 과세과격을 몇 년치를 한꺼번에 수정하다보니 생긴 일이라고 항변했지만 세관 직원은 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할 뿐이었다.

관세탈루에 자주 사용되는 수법인 저가신고.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그만큼 내야 할 세금이 적기 때문에 업체들은 세관의 눈을 피해 저가신고를 하고 세관은 그런 업체를 잡으러 쫓아다니는 등 이들의 쫓고 쫓기는 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세기의 대결'이라 불리우는 디아지오 코리아와 서울세관과의 소송전도 마찬가지다. 서울세관은 디아지오가 위스키를 수입하면서 저가신고를 해 세금을 탈루했다고 판단해 수천억원의 관세를 부과했고 디아지오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저가신고는 세금을 탈루하는 엄연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수출입업체가 저가신고를 한 사실이 발견되면 세금 추징은 물론 통관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수출입신고 후, 내용의 수정이 있을 시 세관은 신고서 항목당 4점의 오류점수를 부과하는데 이것이 일정 수준 이상 쌓이면 P/L(서류제출생략) 통관의 제재를 받게 되고 통관 검사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서 통관이 늦어지게 된다.

만약 수출입업체가 고의로 저가신고했다면 두 말할 필요없이 불이익을 달게 받아야하지만 문제는 고의성이 없는 경우다. 고의성이 없고 수정신고금액이 소액임에도 기업심사 후 몇년 치를 한꺼번에 수정하면서 발생하는 오류점수 때문에 통관상 불이익을 받는 일이 생기면서 업체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수출입신고서 양식. 항목당 하나라도 잘못 기재하면 오류점수를 부과받게 되고 오류점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통관 제재를 받게 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 "일부러 한 것 아닌데…억울합니다" = 기업심사는 국세청 세무조사와 유사한 개념이다. 몇 년간 세금신고를 성실하게 했는지 살펴보는 기업심사는 세무조사처럼 추징할 세액이나 수정할 내용이 있을 경우 한꺼번에 처분하기 때문에 기업 부담이 크다.

간혹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이 수십억 혹은 수백억의 세금을 추징당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대부분 수년간 잘못 신고하거나 혹은 고의로 축소신고해 세금을 탈루했던 것이 한꺼번에 추징당하기 때문이다.

고의든 단순실수든 내국세를 탈루했던 기업의 경우에는 세금만 추징당하면 그만이지만 수출입업체의 경우에는 세금추징에 더해 통관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문제는 과세가격을 산정하는 일이 복잡해 실수를 하는 업체들도 발생하는데 이 업체들도 통관상 불이익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이다.

과세가격은 물건 가격 외에 운송료, 보험료, 로얄티 등 물건을 수입해 판매하기 위한 모든 비용을 더해 산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 번 실수가 발생해 업체가 이 사실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 해당 업체는 같은 제품을 수입할 때 계속 같은 가격으로 신고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C라는 옷은 원래 1만2000원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과세가격을 잘못 산정해 1만원으로 신고하고 해당 업체가 이 같은 실수를 모르고 지나칠 경우 그 업체는 C라는 옷을 수입할 때는 계속 1만원이라고 신고하게 된다.

이 사실이 몇 년에 한 번씩 하는 기업심사 과정에서 밝혀지면 기업은 몇 년치를 한꺼번에 수정해야 하고 신고했던 건건마다 오류점수가 부과되면서 결국 통관상 불이익을 받는 수준이 되어 버린다.

업체 입장에서는 진작 세관이 수입신고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려줘 수정했다면 오류점수가 한 번에 많이 올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항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 심사결과 순응업체, 행정제재 완화 추진 = 관세청도 업체들의 이런 사정을 파악하고 기업심사에 순응하는 업체에 대해선 통관상 불이익을 주는 것을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기업심사 결과 업체가 잘못 신고됐다는 것을 통보하고 업체가 이를 인정한 후 자발적으로 수정신고를 해 세액을 자진납부한다면 기존보다 불이익이 덜 가도록 하는 방향으로 고시 개정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자발적 수정신고의 경우, 적용하는 오류점수를 기존보다 대폭 낮추되, 그동안 성실하게 신고를 했던 업체와의 형평성을 맞추는 선에서 오류점수를 50% 내외에서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청은 이런 내용으로 고시를 개정해 다음달 초 시행할 예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심사를 받고 오늘 세관에서 잘못됐다고 말해줬는데 제재를 받기는 몇 년치를 한꺼번에 적용받으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P/L 통관을 제재를 받게 되면 화주 입장에서는 수십건, 수백건 이상을 세관에 직접 와서 일을 처리해야 하니까 상당히 힘든데, 만약 자발적으로 수정신고하는 경우 이런 부담을 경감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민원이 있어 고시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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