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中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 부진 문제 조명
전기차 가격인하로 기존 자동차 업체 압박
현대차, 점유율 급감에 충칭공장 헐값에 매각
◆…중국 쓰촨성의 지리자동차 청두 공장. 사진=로이터통신
중국 소비자들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차를 선호하면서 향후 10년 간 생산이 중단된 '좀비 자동차 공장' 수백개가 쏟아질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자동차시장이 신에너지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업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량은 177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7년에 비해 37%나 감소한 수치다.
중국은 수입차 관세율이 높아 해외 기업이 중국 정부에 생산시설을 지으려면 중국의 합작파트너와 합자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중국 언론 매체 이카이 글로벌은 중국에 진출한 합작사 16곳 중 가동률이 50%를 넘는 곳은 5곳에 불과하고 8곳이 30% 미만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또한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면서 도요타, 폭스바겐, GM 등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에 압박을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간 가동이 되지 않는 좀비 자동차 공장이 수백개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일부 공장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순수 배터리 전기차로 용도를 변경했으며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서방 자동차 회사들이 철수한 러시아에 저가 내연차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
오토모빌리티 설립자인 빌 루소 전 크라이슬러 중국법인 대표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량의 급격한 감소는 해당 업계 생산 용량인 연간 5000만대 중 약 2500만대도 채 사용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폐공장으로 방치하거나 생산을 늘려 러시아나 멕시코로 수출하는 방법이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2017년 연간 30만대 생산량을 목표로 11억 50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충칭에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을 설립했지만, 약 6년 후인 지난해 12월 투자금의 4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에 공장을 매각해야 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여전히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50억 유로의 대중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부 공장라인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GM 차이나의 한 근로자는 "중국의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모두가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