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3~2024년 경제전망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1%대 저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금융기구를 비롯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1%대 성장을 예고한데 이어, 정부마저 이러한 암울한 전망치를 내놨다. 수치로만 따지면 국제금융기구보다 경기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특히 '성장 버팀목'인 수출은 마이너스(-) 성장세로 내려앉을 것으로 분석된다.정부가 4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로 제시됐다. 당초 전망치(작년 12월, 1.6%)보다 0.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인 IMF·OECD의 전망치는 각 1.5%(4월 전망)·1.6%(3월)였다. 정부는 "교역 둔화 등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올해 성장률은 당초 예상을 소폭 하회하겠으나, 하반기 성장률은 상반기 대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OECD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작년(3.3%)보다 낮은 2.7%로 전망된다. 정부는 "상반기 세계경제는 미국 고용·소비 회복세,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으로 서비스업 중심으로 예상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시현했다"면서도 "다만 통화긴축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 세계경제 하방위험은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경제지표 곳곳에 경고등이 커졌다. 우선 올해 수출은 6.6% 감소가 예상됐다. 정부는 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에 더해,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가능성을 하방리스크로 지목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6월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5%나 감소했다. 현재까지 수출 사정도 좋지 못하다. 5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5.2%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298억 달러)보다 소폭 축소된 230억 달러로 예상된다.
내수 지표도 악화되면서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올해 민간소비는 2.5% 증가하는데 그친다. 정부는 "외부활동 증가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보복소비 완화, 금리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은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작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4.1%였다.
설비투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설비투자가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기업 심리가 개선되고, 임시투자세액공제 시한(2023년 말까지) 등은 하반기 투자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건설투자는 건설사 자금조달 애로, 수주·착공 감소 등 영향으로 0.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취업자는 81만6000명(전년대비) 늘어난데 반해, 올해 증가 폭은 32만명대까지 추락한다. 방역인력 감소, 제조업·건설업 둔화 영향 등이 고용둔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률(15~64세)은 인구감소 등 영향으로 올해보다 소폭 상승(62.1→62.5%)하고, 실업률(2.9→2.7%)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5.1%에서 올해 3.3%로 둔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정부는 "물가는 에너지·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 농산물 작황 개선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며 "다만 기상여건,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 불확실성과 일부 누적된 요금인상 압력 등 부담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