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로 바위 깬 개혁의 마침표…"끝 아닌 새로운 시작"

"'세무사법 개정' 통과 잊을 수 없어…1만5천 회원이 뭉쳐 이뤄내"

"아젠다S-33 2022 프로젝트, 세무사 100년의 미래 준비"

"퇴임 뒤, 총선 출마 고려… 항상 세무사회 위해 일할 것"

 
제32대 한국세무사회장 임기를 한 달여 남겨둔 원경희 회장은 1만5천 회원과 집행부가 똘똘 뭉쳐 세무사법 개정이라는 개혁을 이뤄냈다고 평했다.

지난 2021년 세무사법 개정 당시,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 다수를 차지한 상황이라 세무사의 힘으로는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시선이 있었다.

원 회장은 최근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세무사법 개정에 '달걀로 바위 치기'라는 부정적 시선이 있었지만, 1만5천 한국세무사회 회원과 집행부는 바위보다도 강했다"며 "세무사법 통과 그 순간,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기분이었고 앞으로 세무사가 똘똘 뭉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아젠다S-33 2022'은 원 회장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다. 아젠다 S-33은 세무사계의 발전적 미래를 도모하고 세무사 회원의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으로, 7개 분야 33개 공약사업으로 구성됐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33개 추진사업 중 20개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됐으며 13개의 진행 중인 사업들은 70~80%의 높은 진행률을 보이는 등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원 회장은 아젠다 S-33이 세무사의 100년 미래를 준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사업이 높은 진행률을 보이는 등 향후 100년의 미래를 위해 대비하고 있다"며 "차기 회장과 집행부가 아젠다 S-33에 대한 연속성 있는 회무를 추진했으면 하고, 언제나 국민과 납세자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회장 퇴임 뒤 차기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퇴임 이후에도 어느 자리에, 어떤 보직으로 있든지 여전히 1만5천 세무사 회원과 5천만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Q. 임기가 끝나갑니다. 지난 4년간의 소회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한국세무사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지난 4년을 돌아보니 그동안 많은 일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합니다. 아쉬움이 남아있긴 하지만 하늘이 제게 주신 소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리자는 심정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4년간 참 많은 일을 이뤄냈습니다. 함께 지난 4년간 고생했던 한국세무사회 임원과 사무처 직원에게 고생이 참 많았다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가장 힘들었던 일이 세무사의 고유업무인 기장대행과 성실신고확인업무를 변호사에게 허용하지 않는 세무사법 개정이었습니다. 참 어려움이 많았죠. 변호사 출신의 법사위원회 국회의원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세무사법 개정을 이뤄내어 세무사의 생존권이 달린 우리의 소중한 업역을 지켜냈습니다.

또 세무사로서 60년이 넘는 동안 국민께 받은 은혜와 사랑에 보답하고자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 및 지원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한국세무사회 세무사 드림봉사단'을 발족하여 사회공헌활동을 펼쳤으며, 조세제도 및 세무사제도 발전에 이바지한 선행자 발굴하여 시상하는 '한국세무사회 조세대상'을 제정했습니다.

아울러 세무사업계의 발전적 미래를 도모하고 세무사 회원의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7개 분야 33개 회무추진사업을 담은 아젠다S-33 2022프로젝트를 마련해 시행하는 등 향후 100년의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세무대리업계의 발전적 미래를 도모하고 세무사 회원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자 본회 임원을 비롯해 7개 지방세무사회 회장, 128개 지역세무사회장 등 회직자과 여러 차례 논의한 끝에 '아젠다S-33, 2022프로젝트'를 탄생시켰습니다.

원래 처음 논의했었던 아젠다, 추진과제는 총 88가지가 나왔었는데 세무사회에서 꾸준히 해왔던 일상적인 업무는 제외하고, 7개 지방세무사회 회장과 함께 워크숍을 하면서 중요한 부분 33가지를 확정하게 됐습니다.

총 7개 분야 33개 핵심사업으로 구성된 '아젠다S-33, 2022프로젝트'는 크게 ▲세무사법 개정 등 제도개선 및 업역확대, 침해 방지 ▲한국세무사회 홍보 및 위상제고 방안 ▲회원사무소 운영의 활성화 방안 ▲회원 업무편의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 ▲분야별 회원교육확대 ▲직원 양성 및 교육관리 강화 ▲세무사회 업무효율 활성화 방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현재까지 33개 추진사업 중 20개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됐으며 13개의 진행 중인 사업들은 70~80%의 높은 진행률을 보이는 등 많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세무사 사무소는 오랫동안 직원인력난에 시달려 왔는데요. 연간 700~1000명의 사무소 직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세무사 업계의 오랜 숙원사업 '직원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난 1년간 연구와 집필 과정을 거친 '1회원사무소 1신규직원 양성교육' 교재를 회원사무소에 무료로 배부했습니다. 이 '1회원사무소 1신규직원 양성교육' 교재는 신규직원이 세무사 사무소에서 필요한 업무를 이해하고 스스로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업무 내용을 최대한 쉽고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무소 실무에 유용한 전화 및 팩스, 우편 업무, 내부 소통법과 거래처 불만 사항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또 교재와 함께 반복 학습이 가능하도록 과목별 동영상 강의를 제작하였습니다. 국세청 홈택스 이용 방법이나 신고서 작성 예시 등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QR코드를 이용해 동영상을 시청하면 곧바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다음으로 세무사와 사무소직원, 거래처 간의 소통 기능을 강화한 '세무사회맘모스2.0' 플랫폼 베타 버전을 개발해 지난 3월 3일에 배포했습니다. 세무사회맘모스2.0에는 세무사와 사무소 관리자, 직원이 각각 거래처의 대표 및 직원과의 소통 내용에 대해 실시간으로 확인 및 공유할 수 있는 메신저 기능인 '택스 펜타곤 스타 시스템(TAX Pentagon Star System)'과 웹페이지 방식의 전자명함을 탑재했습니다.

택스 펜타곤 스타 시스템에는 회원이 직접 거래처 채팅방을 통해 거래처에 잘못된 정보나 내용이 공유되었을 때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능이 있고, 세무사 및 사무소 직원이 거래처와 주고받은 내용이 모두 서버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기능이 있어서 직원이 퇴사하더라도 후임자가 즉시 업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세무사 회원이 사무소 직원과 거래처가 어떻게 소통했었는지 파악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택스 펜타곤 스타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회원이 거래처와 소통을 직접 챙길 수 있게 됐습니다.

아직은 베타 버전을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데, 앞으로 1만5천 회원이 세무사회맘모스2.0의 소통 공간에 거래처 관리자와 직원을 초대해 약 600만명이 가입해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신규로 사무실 개업을 준비하는 청년 세무사의 고충을 덜어주는 소호(SOHO) 사무실을 마련했습니다. 지방세무사회관의 유휴 공간에 리모델링을 통해 소호사무실을 설치하여 이제 막 개업하거나 개업을 준비 중인 청년 세무사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사무실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이 소호사무실을 이용하면 먼저 초기 개업비용이 줄어들게 되고 사무실 운영에 필요한 책상, 의자, 탕비실 등 각종 집기를 구입할 필요가 없고, 소소하게 들어갈 인터넷 이용료와 같은 고정비용 지출도 줄어듭니다. 그리고 다른 청년 세무사와 사무소를 함께 사용하면서 공용회의실을 이용해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자연스럽게 협업이 가능해집니다.

우선 부산지방세무사회의 회관 2층 공간에 소호사무실을 마련하여 이제 막 리모델링을 마쳤고 이제 청년 세무사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 소호사무실을 거점으로 청년 세무사와 선배 세무사 간의 사무실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교류 및 협업의 장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저는 2019년 7월 1일 한국세무사회 제31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세무사제도 발전, 한국세무사회와 회원의 권익 신장을 위해 회무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 와중에 2019년 12월에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기미 없이 계속 이어지고,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위기를 겪으면서 대내외 활동이 여의찮은 힘든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에, 세무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던 순간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 1만5천 회원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결과, 2004년~2017년 세무사자동자격을 취득한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고유업무인 기장대행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허용하지 않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마침내 2021년 11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은 잊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무사법을 개정함으로 세무대리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플랫폼 서비스 및 보험영업 등을 통해 세무대리 업무를 소개·알선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 세무사 명의대여 처벌 등을 강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퇴직 공무원에 대한 전관예우 방지, 세무사 업무실적 내역서를 당초 1월에서 7월로 변경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등 세무 대리 질서를 확립할 수 있었고 회원 권익 신장과 세무사제도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당시 저는 세무사법 개정을 위해 취임 이후 거의 매일 아침 8시 전에 세무사회관에 출근했고,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변호사로부터 순수 회계 업무인 '회계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달걀로 바위 치기다. 세무사법 개정, 해낼 수 있겠느냐?'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결국 1만5천 회원과 집행부는 해냈습니다. 세무사법이 통과된 순간을 떠올리면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세무사법 개정은 전 회원의 염원이 담긴, 오랫동안 소망했던 일이고 그 과정 또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세무사법이 통과되었을 때는 모두 얼싸안고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Q. 세무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세무대리업계의 발전적 미래를 도모하고 세무사 회원의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4년이었습니다. 31대 집행부를 이끄는 세무사회장으로 당선됐던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보면 '강하고 당당한 세무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었고 '단합과 참여'를 강조했었는데요. 이를 위해 한국세무사회가 나아가야 할 비전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회원, 임직원과 함께 그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직면한 현안을 차근차근 풀어나갔다고 생각합니다. Q. 세무사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4차산업혁명 시대이니까요. 당연히 인공지능(AI)이 업무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분야의 일을 AI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법은 해가 갈수록 계속 개정되어 달라지고 국가 정책도 각종 사회적 흐름에 따라 변화무쌍합니다. 세무상담에 AI가 할 수 있는 정확한 알고리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는 일까지 모두 로봇이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우리 세무사는 지금까지 하던 업무 이외에도 사업자의 의사결정을 돕고 사업 전반에 걸쳐 조언해 주는 컨설팅 업무 등으로 멘토 역할을 해 사업자와 국민의 인정과 존중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세무 상담 이외에 사업자에게 유용한 최신 경영 정보, 업계에 관한 트렌드 등 고급정보는 세무사가 가진 강점이니까요.

앞으로 세무사는 조세전문가, 경제전문가, 사업자의 친근한 이웃이자 멘토, 사업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컨설팅을 해야 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무사가 할 수 있는 컨설팅 분야는 매우 다양합니다. 가업승계에 대한 부분, 국세 지원에 대한 부분, 사업을 할 때 과세문제, 법인과 법인의 관계나 인수합병, 사업체의 분할, 보험에 대한 비용 처리 등 컨설팅할 수 있는 종류가 매우 무궁무진합니다.

또한 지역사회 깊숙이 들어가 국민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삶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2022년 2월 10일에 발족시킨 '한국세무사회 세무사 드림봉사단'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동안 세무사가 60년이 넘게 전문자격사로서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습니까? 물론 우리나라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할 때 국가의 세수확보에 세무사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국민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국민께 감사한 마음을 보답해야겠다는 생각과, 또 세무사가 사회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무사 드림봉사단은 저의 회장 임기가 끝난다고 일시적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더욱 확장하고 발전시켜 세무사가 대한민국 최고의 조세전문가, 경제전문가, 사업의 멘토이자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지도자로 우뚝 자리매김해야 할 것입니다.

Q.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차기 회장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먼저 퇴임 이후, 차기 총선에 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마 정당은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정당 정책방향과 지역 정당성향, 저와 세무사회의 정체성을 함께 고려할 것입니다.

아울러 총선 출마와 관계없이 저는 어느 자리에, 어떤 보직으로 있든지 여전히 세무사 회원을 위해 일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이제 임기를 마치는 마당에 조언이나 격려라니 좀 쑥스럽기는 한데 아젠다 S-33에 대한 연속성 있는 회무를 추진했으면 하고, 언제나 국민과 납세자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세무사는 국민의 친근한 이웃이자 사업자의 멘토, 대한민국 최고의 조세전문가, 경제전문가란 사실을 기억해 주시고 1만5천 회원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