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간 정치검사…盧, 두 번 죽이는 것"
"대법원 판결을 대통령이 무시할, 폄훼할 결단을 누가 부여했나"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 "큰 협상의 지렛대인데, 주머니 탈탈 털려"
"호구외교 하면 안 돼…철저한 실익외교 가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사진=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뇌물 혐의는 '다툼 없는 사실'이었다는 취지의 회고록을 출간하는 데 대해 "대통령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간 정치검사가 검사정권의 뒷배를 믿고 날뛰는 행동"이라고 맹비난했다.
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정치검사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인규 전 부장이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으며, 서거의 책임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상당 부분 돌리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라는 제하의 회고록을 20일 발간할 예정이다.
이 전 부장은 문 전 대통령이 저서 '운명'에서 '검찰이 박 회장의 진술 말고는 아무 증거가 없다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썼던 점을 지적하며 "검찰 수사 기록을 보지도 못했고, 검찰을 접촉해 수사 내용을 파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며 의견서 한 장 낸 적이 없는데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더해 문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며 "슬픔과 원망과 죄책감을 부추기는 의식(책 운명 발간)을 통해 검찰을 악마화하고 지지자들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또 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권양숙 여사가 피아제 남녀 시계세트(약 2억550만원 상당)를 받았고, 재임 중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 전달됐음이 상당하다며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수뢰 혐의를 세세하게 기술했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대통령 변호 활동을 한 게 없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 "그것이야말로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인규 전 검사는 전관예우를 활용하지 왜 안 했느냐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검사들 접촉해서 정보도 얻고 방향을 왜 협의하지 않았냐라는 게 바로 전관예우다. 정치검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한일정상회담 후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에 '구상권 청구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가해자인 일본은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인 우리가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매달리는 저는 굴욕외교"라며 "특히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국익과 일본의 국익이 사실상 같다, 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일제강점기 시절에 내선일체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김근식 통일위원장에 따르면 일종의 '대일 햇볕정책'이라는 주장에 대해 "말이 안 된다"며 "김근식 교수는 계속 결단이라고 하는데 대법원의 판결을 대통령이 무시할 결단이 있나. 민주주의 삼권분립 국가에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그건 아니야'라고 무시할, 폄훼할 그런 결단을 누가 부여했나. 정말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은 잘못했다. 결단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한일 간의 관계를 복원하려고 했으면 앞선 문재인 정부 때라면 수백 수천 번은 더 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에 대해선 "(일본에) 선물을 줘도 너무 주신 것"이라며 "일본이 2019년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국에서 배제했다. 지소미아는 군사기밀을 상호 공유하는 협정인데 상대가 우리를 잠재적 적대국으로 간주하는데 우리가 군사 기밀을 준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안 맞지 않나? 그래서 보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아무 조건 없이 날름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은 주머니 탈탈 털린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지소미아 관련해선 미국과 일본이 가장 애타게 기다렸던 것"이라며 "일례를 보면 지난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일본이 잘못된 분석을 했다. 그래서 우리 정보를 상당히 의지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 속에서 한미일 군사동맹, 군사협력이라는 것들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외교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큰 협상의 지렛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철저한 실리외교, 균형외교다. 중국, 일본, 미국,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김근식 교수 말대로 구한말에 왜 조선이 멸망했는지를 봐야 된다"며 "일방향으로 하지 말고 호구외교 하면 안 된다. 철저하게 대한민국 국익을 쫓는 실익외교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