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처, '국회 통과' 세법개정안 세수효과 분석
5년간 누적 감세 64.4조…기존 정부안의 87.5%
"세입기반 심각하게 훼손…추가감세 막아야"
◆…지난해 말 국회에서 의결된 개정세법에 따라 향후 5년(2023~2027년)간 64조4000억원 규모의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말 국회의 벽을 넘은 윤석열 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에 따른 감세효과가 기존 정부안 전망치의 8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입법부의 싱크탱크인 국회 예산정책처는 양당합의로 통과된 세법개정안으로 향후 5년간 '64조원 감세'를 전망했다. 막대한 세수감소로 세입기반이 악해져 재정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회에서 의결된 개정세법에 따라 2023~2027년간 64조4000억원 규모의 국세 수입이 감소한다. 기존 정부안의 세수감소 추정치(73조6000억원)의 87.5%에 달하는 규모다.
세목별로는 법인세의 세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예정처는 5년간 27조4000억원이 줄 것으로 봤다. 이어 소득세(-19조4000억원), 증권거래세(-10조9000억원), 종합부동산세(-5조7000억원), 기타(-9000억원) 등 순이었다.
예정처는 '2022 세법개정안 분석'에서 기존 정부안의 세수 감소폭을 추정한 바 있다. 법인세는 최고세율 구간 삭제가 불발되고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가 살아남으면서 정부안에 비해 4조9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감소폭은 기존 정부안의 84.8%에 달한다. 법인세 감면 규모(24조7000억원) 중 법인세율 인하가 15조7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예정처는 정부 추정치(13조7000억원)보다 2조원 더 줄어들 것으로 봤다.
◆…2022년 개정세법에 따른 2023~2027년 세수효과, 단위 억원.(자료 국회 예산정책처)
종합부동산세 개편도 다주택자 중과세가 일부 유지되면서, 기본 정부안 감세폭의 57%가 반영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기존 정부안 대비 2조2000억원 감소). 증권거래세는 국회 논의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가 세율인하를 제안한데 따라, 되려 정부안에 비해 8000억원의 세수가 추가로 감소한다. 소득세는 정부안 그대로 통과되면서 큰 변화는 없다.
예정처는 내년 세입예산에서 기존 정부안에 비해 4718억원의 세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법인세(849억원), 종부세(4062억원) 등 감면액이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정부안과 세입 변동이 없다고 본 기획재정부의 판단과는 차이를 보인다.
장혜영 의원은 "60조원 이상의 세입기반이 축소되면서,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를 대비할 종잣돈을 포기한 셈"이라며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투자세액공제 확대와 상속세 및 부동산세금 개편 등 추가적감세를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