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조합법인의 출자자는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는 상법상 주주 등의 유한책임 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로서 본래의 납세의무자가 아닌 제3자에게 보충적인 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그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영어조합법인의 출자자는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가 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영어조합법인은 협업적 수산업경영을 통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수산물의 출하ㆍ유통ㆍ가공ㆍ수출 및 농어촌 관광휴양사업 등을 공동으로 하려는 어업인 또는 어업 관련 생산자단체가 5인 이상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한 특수법인이다.
'어업인'이란 관련 법령에 따라 어업을 경영하거나 어업을 경영하는 자를 위하여 수산자원을 포획ㆍ채취 등을 하는 자 중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자를 말한다.
'어업 관련 생산자단체'란 수산업의 생산력 향상과 수산인의 권익보호를 위한 수산인의 자주적인 조직으로 수산업협동조합 등을 말한다.
이 사건에서 부부는 영어조합법인의 출자지분의 90%를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는 출자자였다. 영어조합법인은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를 체납하였고, 과세관청은 부부가 영어조합법인의 과점주주로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보아 부부에게 위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의 납부를 통지하였다.
제1심은 부부가 과점주주임을 전제로 영어조합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판단하였다. 제1심은 영어조합법인의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납세의무 성립일 당시 영어조합법인의 조합원명부 및 출자내역서에 부부의 영어조합법인 출자지분은 90%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등재된 점, 부부 중 1명이 이사직에서 사임한 이후에도 영어조합법인의 조합원명부 및 출자내역서에 변동이 없었던 점 등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반면, 원심에서는 부부가 과점주주임을 전제로 영어조합법인의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영어조합법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민법의 조합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고 상법의 주식회사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지 않는 점, 영어조합법인은 주식회사라고 볼 수 없음은 물론 부부는 주주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그리고 대법원에서도 원심과 같은 결론의 판단을 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위 판단의 근거에 더하여 세법에 '주주' 또는 '유한책임사원'에 관한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이에 관하여 상법상의 개념과 동일하게 해석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이나 조세법률주의가 요구하는 엄격해석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근거를 들었다.
제2차 납세의무자란 납세자가 납세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납세자를 갈음하여 납세의무를 지는 자를 말한다. 그리고 제2차 납세의무는 납세자의 재산에 대하여 체납처분을 하여도 징수하여야 할 조세에 부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납세자와 일정한 관계에 있는 자에게 납세자로부터 징수할 수 없는 액을 한도로 하여 보충적으로 납세의무를 부담케 하는 제도이다.
대법원은 과점주주에게 명문의 규정 없이 보충적 납세의무인 제2차 납세의무를 확장하는 것은 엄격해석의 필요성에 비추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제2차 납세의무 규정이 기본적으로 납세자가 아닌 제3자의 재산에까지 과세관청의 강제징수권이 미치게 되어 조세채권의 책임재산이 확장되므로, 이에 제한을 두기 위하여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엄격한 해석을 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세법상 과점주주는 주식회사의 주주, 합자회사의 유한책임사원, 유한책임회사의 사원, 유한회사의 사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법문언에 따르면 영어조합법인의 출자자는 위의 것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의 부부를 상법상 주주나 유한책임사원 등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즉, 대법원이 과점주주의 제2차 납세의무의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영어조합법인의 출자자는 제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결론은 제3자에 대한 과세관청의 강제징수권을 인정하고 있는 제2차 납세의무의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해 준 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9두60266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최보광 변호사
[약력] 고려대 경영대학,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제 44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삼일회계법인, 제7회 변호사 시험 합격, (現)법무법인 율촌 [이메일] bkchoi@yulcho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