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위헌결정에 반하는 법원의 재심청구 기각판결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위헌이고, 한정위헌결정이 있기 전에 확정된 법원의 판결은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이 확정된 판결의 대상이 된 과세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여 재심사유로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재심기각판결 및 이 사건 재심상고기각판결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아직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으로 선언된 바가 없는 법률이 적용된 재판을 그 뒤에 위헌결정이 선고되었다는 이유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하여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고', 확정되어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 재판을 취소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 과세처분을 취소하는 것은 이들 재판의 기판력과 충돌하게 되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라고 결정하였다.
18년이 걸린 이 사건의 전말은 다소 복잡하다. 그러나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과세관청은 2004년에 납세자가 세법의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여 법인세 등을 부과하였다. 이 과세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납세자의 청구를 인용한 하급심 판결이 타당하지 않다고 하여 파기환송하였다. 납세자는 파기환송심 진행 중에 쟁점이 되는 세법조항이 위헌인지 여부를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였다. 법원이 납세자의 신청을 거부하자, 납세자는 해당 세법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소원심판 진행 중에 과세처분이 적법하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이 헌법소원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해당 세법조항을 ~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납세자는 법원에 판결을 다시 검토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하급심은 한정위헌결정이 법률 자체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법률해석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 표명에 불과하고, 법률의 해석권한은 법원에 있으므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으로 확정되었고, 납세자는 다시 헌법재판소에 재심기각판결과 과세처분에 대한 종전의 파기환송심 판결 및 과세처분 등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납세자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하급심과 대법원의 판결이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에 해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과세처분에 대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인의 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을 하기 전에 아직 위헌으로 선언되지 않은 세법조항을 적용하였으므로, 이러한 재판에서 확정된 판결은 제도적으로 정당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 이전에 확정된 판결에 대한 구제는 법원의 재심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헌법재판소는 과세처분 자체를 취소해 달라는 청구도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과세처분이 타당하다는 법원의 확정판결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아 취소될 수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가 과세처분만을 따로 취소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한다는 것이다.
세법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기 전에 확정된 법원 판결은 재심절차에서 취소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이론적으로는 일견 합당해 보인다.
그런데 납세자는 궁극적으로 과세처분 자체가 취소되어야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헌법소원심판을 통해 재심기각판결이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과세처분이 취소되지 않은 이상 법원에 기존 재심절차의 속행을 구하거나 새로운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한정위헌결정의 법원에 대한 기속력을 부인하는 입장이므로, 과세처분에 대한 확정판결이 실제로 법원의 재심 절차에서 취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납세자로서는 헌법소원심판청구와 재심청구를 반복하여도 과세처분을 취소받을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법원이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대상결정의 반대의견처럼 납세자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과세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대상결정은 이론적 정합성만 따졌을 뿐, 납세자가 권리구제를 받지 못한 채 무의미한 절차를 반복하게 될 현실에는 눈을 감아버린 모양새가 되었다.
납세자가 18년 넘게 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오가며 권리구제를 받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사실상 구제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기존 법리에 예외를 두는 적극적인 판단을 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법기관들이 납세자의 권리구제에 눈감아 버렸다면, 결국 국세청이 나서서 납세자를 구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헌법재판소 2022. 7. 21. 선고 2013헌마496 결정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여 재심사유로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재심기각판결 및 이 사건 재심상고기각판결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아직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으로 선언된 바가 없는 법률이 적용된 재판을 그 뒤에 위헌결정이 선고되었다는 이유로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하여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고', 확정되어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 재판을 취소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 과세처분을 취소하는 것은 이들 재판의 기판력과 충돌하게 되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라고 결정하였다.
18년이 걸린 이 사건의 전말은 다소 복잡하다. 그러나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과세관청은 2004년에 납세자가 세법의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여 법인세 등을 부과하였다. 이 과세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납세자의 청구를 인용한 하급심 판결이 타당하지 않다고 하여 파기환송하였다. 납세자는 파기환송심 진행 중에 쟁점이 되는 세법조항이 위헌인지 여부를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였다. 법원이 납세자의 신청을 거부하자, 납세자는 해당 세법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소원심판 진행 중에 과세처분이 적법하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이 헌법소원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해당 세법조항을 ~로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납세자는 법원에 판결을 다시 검토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하급심은 한정위헌결정이 법률 자체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법률해석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 표명에 불과하고, 법률의 해석권한은 법원에 있으므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으로 확정되었고, 납세자는 다시 헌법재판소에 재심기각판결과 과세처분에 대한 종전의 파기환송심 판결 및 과세처분 등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납세자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하급심과 대법원의 판결이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에 해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과세처분에 대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인의 청구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을 하기 전에 아직 위헌으로 선언되지 않은 세법조항을 적용하였으므로, 이러한 재판에서 확정된 판결은 제도적으로 정당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 이전에 확정된 판결에 대한 구제는 법원의 재심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헌법재판소는 과세처분 자체를 취소해 달라는 청구도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과세처분이 타당하다는 법원의 확정판결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않아 취소될 수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가 과세처분만을 따로 취소하는 것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반한다는 것이다.
세법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기 전에 확정된 법원 판결은 재심절차에서 취소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이론적으로는 일견 합당해 보인다.
그런데 납세자는 궁극적으로 과세처분 자체가 취소되어야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헌법소원심판을 통해 재심기각판결이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과세처분이 취소되지 않은 이상 법원에 기존 재심절차의 속행을 구하거나 새로운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한정위헌결정의 법원에 대한 기속력을 부인하는 입장이므로, 과세처분에 대한 확정판결이 실제로 법원의 재심 절차에서 취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납세자로서는 헌법소원심판청구와 재심청구를 반복하여도 과세처분을 취소받을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법원이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대상결정의 반대의견처럼 납세자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과세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대상결정은 이론적 정합성만 따졌을 뿐, 납세자가 권리구제를 받지 못한 채 무의미한 절차를 반복하게 될 현실에는 눈을 감아버린 모양새가 되었다.
납세자가 18년 넘게 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오가며 권리구제를 받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사실상 구제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기존 법리에 예외를 두는 적극적인 판단을 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법기관들이 납세자의 권리구제에 눈감아 버렸다면, 결국 국세청이 나서서 납세자를 구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헌법재판소 2022. 7. 21. 선고 2013헌마496 결정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양진모 변호사
[약력] 서울대 경영대학,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9회 변호사시험
[이메일] jmyang@yulcho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