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공급, 코로나 종결은 '섣불러'
투약 대상, 중증으로 갈 가능성 높은 환자 대상..."위중증 환자 수 줄이는 것만 해도 아주 큰 효과 있을 것"
"의료인력, 병상 등을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코로나 극복 수단"
"델타변이 예방효과 88% 보여, 오미크론에도 상당히 기대"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사진=연합뉴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해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처방한다"며 "의료진의 도움 없이 잘 복용하면 대응이 가능해 코로나19에 아주 중요한 무기를 확보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처럼 팍스로비드가 도입되면 코로나 확산 상황이 종결될 수 있는가란 질문에 "섣부른 판단을 하긴 정부 당국자로선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처장은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 약은 오미크론에도 약효가 있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은 "이 약은 코로나19 환자 중 입원 또는 사망까지 갈 위험도가 높은 분을 대상으로 처방과 투약을 하도록 돼 있다"며 "중증은 아니고 경증이나 아직 중증으로 가기 전 환자 가운데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처방하고, 12세 이상이면서 40kg 이상 체중의 청소년들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방역 조치나 백신에 주로 의존했다. 지금까지 현장에 공급되는 것은 국산 치료제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라는 주사제가 하나 있지 않았나. 이 주사제는 입원했거나 의료진 도움을 받아 주사 맞는 것이 가능한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며 "특히 재택치료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의료진 도움 없이 약을 5일간 잘 복용하면 대응이 가능한 방법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아주 중요한 무기 하나를 확보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치료제나 백신 등 치료에 들어가는 인력, 특히 의료인력, 병상 등을 가능한 한 제일 효과가 나도록 잘 쓰는 것이 현재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의료체계에서 가장 부담 가는 것이 중환자를 치료하는 병상이고 다른 부분보다 인력 등 자원이 많이 투입되므로, 위중증 환자 수를 줄이는 것만 해도 아주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델타변이 예방효과 88% 보여, 오미크론에도 상당히 기대"
김 처장은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팍스로비드가 상당히 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고 평가했다.
김 처장은 "임상시험이나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를 통해 시험된 결과를 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이 약은 오미크론에도 약효가 있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 "약이 작동하는 방법이 변이가 일어나는 스파이크 부위 뾰족뾰족 튀어나와 있는 돌기 부분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바이러스 자체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효소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며 "소위 스파이크가 어떻게 변해도 약은 계속 작동할 것이라고 보는 게 한 가지다"라고 짚었다.
이어 "두 번째 아직 동물실험까지 안 갔지만 세포실험 단계에서 여러 변이, 알파부터 뮤까지의 다양한 변이에 대해 작동하는 것을 세포실험으로 확인했다. 다만 오미크론은 아직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상시험 2246명에 대해 진행했던 임상시험 내용을 봐도 98%가 델타변이였는데, 델타변이에 대해서도 예방효과를 88%를 보인 것을 볼 때 오미크론에도 상당히 기대해볼만하다"고 평가했다.
◆ 머크사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확인 필요한 부분 남아 있어"
김 처장은 미국 머크사가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 승인 여부에 대해선 "아직 추가적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 있다"며 "확인 요청을 해놓은 상태고 답이 오는 대로 내용을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들과 상의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치료제 공급 절차와 관련해선 "정부가 일단 100% 구매를 하고 필요한 환자들에게 공급하게 된다"며 "지금 치료도 국민들 부담 없이 하는 것처럼, 이 약도 정부가 책임지고 일단 다 드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일반 전문치료제하고 다른 방법으로 유통되고 투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필요한 시기에 약을 드실 수 있도록 질병청이 현장 전문가들하고 숙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확보한 치료제 양과 관련해선 "확진자 수와 확진에 따른 위중증 가능성이 있는 분들이 이 약의 투약대상이다. 투약대상을 가정해 필요한 양을 확보한 것"이라며 "질병청 판단에 따라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도 양이면 대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36만명 분과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 24만명 분, 총 약 60만명분을 확보했다. 내년 1월 중순까지 40만명분을 추가 확보해 100만명분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