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준석 리스크' 해결될까?... 김종인도 고개 저어

윤석열 지지율 하락 요인... '잇단 설화-김건희 허위 이력 논란-이준석 갈등' 꼽아

野 초선모임선 "이 대표 사퇴" 목소리 나와... 李 "당에 도움 안 되는 것 잘 알 것"

김종인 "선거에 도움 되는 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尹 "평론가 되면 곤란해" 질타

홍준표 "이 대표 핍박하면 대선 문 건너가", 하태경 "청년지지율 더 떨어질 것"

김태흠 "당원과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재 뿌리는 행동 말아야" 질타

국민의힘 '윤석열 호(號)'가 출항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 이전부터 높은 지지율을 받았던 윤석열 대선후보가 최근 잇단 악재로 내년 대선에 먹구름이 낀 형국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6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각종 설화에 휘말리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배우자 김건희씨의 이력 허위 기재 논란으로 큰 타격을 받았고, 급기야 이준석 당 대표의 선대위직 사퇴로 지지율마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 지지율 급락 원인에 대해 정가에서는 윤 후보의 실언, 배우자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 그리고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등을 꼽았다. 이중 최근 윤 후보 선대위 내홍 심화로 인한 2030세대 등 지지층의 이탈 심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종전 윤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를 앞서거나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윤 후보 측이 긴장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이준석, 선대위서 모든 직책 사퇴... ‘尹-李 갈등’ 재점화

앞서 이준석 대표는 선대위 인선과 운영 과정에서 소위 ‘당대표 패싱’에 불만을 품고 지방 잠행에 나섰다.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무산되었던 윤 후보와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머물던 울산으로 내려가 회동을 갖고 ‘윤-이 갈등’을 봉합했다.

이후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지방 행보 현장 동행을 통해 윤 후보 지지자 규합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앙선대위에서 공보단장이었던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이 시작되며 이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직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직을 내려놓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해당 사안을 모두 위임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이 대표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조수진 공보단장도 선대위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리더십 부재’ 문제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직접 이-조 갈등을 조정하지 못해 대선후보로서의 정치력 미흡을 드러냈다는 지적인 셈이다.

◆ 국힘 초선 의원들, 이준석 규탄... 일부 ‘사퇴론’까지 제기

국민의힘 초선의원 15명은 전날(27일) 긴급회동을 갖고 선대위 사퇴 후 연일 윤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대표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비공개 총회에서 이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자중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초선모임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총회후 기자들과 만나 “다 아시다시피 우리당 대표의 최근 언행으로 인한 여러 문제가 중심적인 논의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초선의원들은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후보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대표의 복귀를 촉구하는 거냐'는 질문에 "화합하는 좋은 모양새로 가자는 분도 있었고 그거보단 강경하게 말하는 분도 있었다"며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었는데 말씀드리기 부적절하기 때문에 다양한 논의가 오고 갔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 사퇴 의견이 많았냐'는 물음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않음)로 하겠다.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초선들의 뜻을 전할 것임을 덧붙였다.

김승수·김형동·엄태영·윤주경·정경희·최승재 등 초선의원 대표단은 이날(28일)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 이 대표와 30여분간 면담을 갖고 전날 긴급의총에서 논의된 내용을 전했다.

초선 간사인 정 의원은 회동후 기자들과 만나 "좀 더 진실한 의사소통을 위해 대표와 우리 초선들이 직접 만나 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가능하면 내일 중 초선 의총에 대표가 참석해서 의견을 모으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최승재 의원은 "정경희 간사가 어제 (의총)내용을 가감없이 전달했다"며 "이 대표도 직접 답변 하겠다 한다. 빠른 시간 내에 직접 대화를 나눠서 해결방향을 찾기로 했다"고 29일 무제한 토론을 예고했다. 의총에서 나온 '사퇴' 의견까지 전달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 당내에서 자신의 사퇴가 거론되는 데 대해 "일부 성급한 분들이 사퇴 언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 게 도움이 안 된다는 건 당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사퇴 압박을 일축했다.

그는 "초선 의원들이 당의 절반이 넘기 때문에 굉장히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주류적 의견이 있다고 듣진 않았다"고 선을 그읏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저희 초선 의원이 60분이 넘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의견이 있다“면서 ”그 안에서 보면 당연히 그런 주장도 나올 수 있다. 그 외에 또 정반대되는 의견도 나온다"고 사퇴 압박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 尹 “제3자적 논평가·평론가 안돼”... 김종인 마저 고개 저어, 李 진퇴양난

윤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되면 곤란하다"라며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갖고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이 대표의 언행을 질타했다.

선대위 직책을 사퇴한 이 대표가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윤 후보를 겨냥, 소위 ‘윤핵관’ 등 선대위 운영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등 내부 총질을 하고 있는 데 대한 공개적 경고인 셈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하나 경고한다. 선거에 도움 준다는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발언해야 한다"고 공개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대표는 당대표로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 막중한 책임이 있다"라며 "선거에서 이기려면 당대표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 테니까, 제3자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내년도 대선에서 국민의 여망대로 정권교체를 못 하게 된다면, 당의 위치가 어떻게 될지를 짐작할 것"이라며 "대선 실패하면 지방선거도 될 수 없고, 지방선거에 실패하면 총선도 성공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진로 문제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내년도 대선을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정권교체를 수행하지 못하면 이 당의 존립이 위태롭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대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난 4·15 총선에 이어 여기서 또 한 번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면 국민이 완전히 버릴 수도 있다는 긴박한 생각을 하면 당 소속 모든 사람이 내년 대선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쓴소리를 했다.

◆ 당내에선 李대표 질타와 옹호 표출... 洪·河 "이 대표 핍박말라"

당대표 경선에 3선 중진 김태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참다 참다 한마디한다"며 "당대표라는 자리는 패널이나 평론가처럼 행동하는 자리가 아니라 무한한 책임이 따르는 자리"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김 의원은 이어 "선대위 출범 전 가출, 공보단장과의 이견에 불쾌하다고 선대위원장직을 던져 버리는 무책임, 선대위원장을 내던진 후 몇 시간도 안 돼 당을 폄훼하고 후보를 디스하는데 몰두하는 가벼움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하며 당원들과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재를 뿌리는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느냐"라며 "방송에 나가 평론가 노릇할 시간이 있으면 대표로서 국민들의 열망과 시대적 소명을 담은 정책 하나라도, 슬로건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 보라"고 거듭 힐난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녕,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잊었는가? 대선후보, 당 대표, 선대위 핵심 인사들 왜 이러십니까?"라며 윤 후보와 이 대표 갈등을 싸잡아 질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거듭 언로경색을 지적한 뒤,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언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윤 후보의 '평론가' 지적을 또 받아쳤다.

그러면서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언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하태경(3선) 의원은 이같은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최근 이준석 대표 죽이면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당내 기류가 있는데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고 SNS에 이 대표를 감싸는 글을 올렸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 주된 이유는 캠프의 잘못된 청년 기조로 인한 청년층의 이탈로, 현 캠프의 청년정책기조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우려했다.

그는 캠프의 청년정책과 관련해선 이수정·신지예 영입 등 어설픈 젠더갈등 봉합책과 반게임 및 청년인사 영입, ‘민지야 부탁해’ 같은 청년감수성 흉내 등으로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라는 점을 지적했다.

나아가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지난 서울과 부산 재보궐선거와 마찬가지의 압도적 승리가 가능하다"면서 "캠프의 잘못된 2030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고 이준석 죽이기에만 매몰된다면 청년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홍준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추의가 심상치 않다고 진단한 뒤, "(윤석열 후보에 대한)여론이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것"이라며 "(윤)후보가 직접 나서서 갈등 관리를 하시기 바란다. 더 악화 시키면 선거가 어려워진다. 이 대표를 핍박하면 대선은 물 건너간다"고 꼬집었다. 지난 6월 36살 '0선'인 이 후보가 ‘청년돌풍’을 몰고 오면서 내노라하는 당내 중진들을 꺾고 제1야당의 대표가 된 이후 튀는 행보로 ‘지지’와 ‘반발’이 되풀이되면서 급기야 선대위 내 갈등의 중심에 서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이 대표가 과거 한 업체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파장이 일고 있는 등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팎으로 진퇴양난의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 같은 당내 갈등과 사생활 문제 제기에 대해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입지를 굳건히 회복하고, 선대위 운영과의 갈등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