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직원 '근무태만' 언론 보도된 이후
사흘 만에 관리자 전원 교체 발표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장은 대기발령조치
후임에 유태수 전 국제조사과장 전보인사
임재현 청장 "고강도 감찰조사 등 엄정 대응할 것"
◆…관세청 공항세관직원들이 마약 밀반입 적발근무 중 유튜브를 보거나 잡담을 하는 등 수 개월간 근무태만을 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온 지 사흘만에 관세청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사진은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우편물을 확인하는 공항세관 모습.
관세청은 5일 오전 "최근 언론에 보도된 세관 직원들의 업무태만 의혹과 관련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강도 높은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세관장 등을 포함한 의혹관련부서의 관리자 전원 및 직원 교체와 함께 고강도의 감찰조사 등 엄정 대응을 예고했지만, 관리소홀에 대한 사과가 빠진데다 늑장 대처라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앞서 JTBC가 지난 2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국제우편을 검사하는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직원들은 우편물을 만져보거나 탐지견을 이용해 마약이나 짝퉁 등을 걸러 내기는커녕 대다수의 시간을 휴대전화를 보거나 잡담하는데 썼다.
이러는 사이 컨베이어벨트 위로 수많은 우편물이 직원들의 확인조차 없이 지나가는 모습이 전 인천공항 용역사원이라고 밝힌 A씨의 제보 영상을 통해 담겼다.
A씨는 언론보도를 통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동안 국제우편세관 직원들의 근무 실태를 매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며 "모든 직원이 다 이렇기 때문에 저는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언론에 보도돼서 이게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알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언론보도가 나간 뒤 해당 세관 측은 "다른 사람이 X-RAY 검색대에서 잠깐 쉬었을 수도 있다", "마약이 많이 적발되면 탐지견을 오래 쉬게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엉뚱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관세청이 이날 밝힌 대응책에 따르면, 우선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장을 대기발령 조치하는 등 관리자 전원을 교체하는 인사가 포함됐다. 후임으로 조직 쇄신과 근무기강 확립을 위해 세관 내 대표적 감찰 통으로 평가받는 유태수 전 본청 국제조사과장과 부서장을 각각 전보 발령했으며, 해당부서 직원 43명을 내주 초 교체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이번 인사 조치는 감찰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단행한 것으로써,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이달 말까지 실시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관세청은 의혹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 3일부터 문제가 제기된 부서 직원 및 관리자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감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의 안전 문제로 직결되는 마약 등의 점검 실태에 대한 사과는 담겨있지 않았다.
관세청은 국제우편물 통관과 관련한 근무체계와 업무처리 절차 등 행정 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적 원인을 철저히 검토해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임재현 관세청장은 "지난 3일 전국세관에 공직기강 확립 특별점검을 지시하면서, 관세청 및 전국세관의 모든 관리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직원들의 근무 태도를 관리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