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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공사대금 부풀려 남긴 이익, 조세포탈죄 성립시기는 언제?

  • 보도 : 2020.07.29 08:14
  • 수정 : 2020.07.29 08:14

차액 돌려받을 때 아닌 '지급할 때가 기준시점'

공사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지급한 다음 차액을 리베이트로 돌려받았다면, 조세포탈죄 성립시기는 언제로 봐야할까.

대법원은 최근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에 이를 과세소득에 가산하여 법인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더라도 조세포탈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가 아닌,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사업연도에 조세포탈죄가 성립한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협력업체에 부풀린 공사금액을 지급한 사업연도에 실제 공사대금보다 과다 계상한 공사금액을 손금불산입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심 판단과 같이 협력업체로부터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에 그 차액을 익금에 산입할 수는 없으므로, 그 차액만큼 익금 누락을 통해서 과세소득이 감소되었음을 전제로 한 위 회사의 법인세 납부의무는 성립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회사는 관급공사 등을 수주한 뒤 하도급계약으로 협력업체에 공사를 맡기면서, 합의 하에 공사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계약하였다. 회사는 이에 따라 협력업체에게 부풀린 공사대금을 지급하였고, 이후 차액을 현금으로 반환받았다.

회사는 공사대금을 지급한 사업연도에 부풀린 공사대금만큼 비용(손금)이 발생한 것으로 법인세 신고를 하였고,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에는 차액만큼의 이익(익금)을 따로 소득으로 신고하지 않았다.

검사는 '회사가 협력업체로부터 차액을 돌려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익금에 포함하지 않고 신고'하여 법인세를 포탈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회사가 차액을 돌려받은 것은 익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해당 사업연도에는 법인세를 포탈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조세포탈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오히려 부풀린 공사대금을 지급하면서 이를 세무상 비용으로 처리한 사업연도의 법인세가 포탈되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부풀린 공사대금은 실제 공사비가 아니므로 세무상 비용에 해당하지 않고, 나중에 이를 돌려 받더라도 협력업체로부터 받기로 한 돈을 돌려받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무상 소득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대법원은 부풀린 공사대금을 지급하고 세무상 비용으로 처리한 사업연도에 법인세를 포탈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이를 돌려받은 사업연도에는 법인세를 포탈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에 조세포탈죄가 성립한 것으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회사가 각 사업연도에 손금으로 신고한 금액에는 여러 하도급계약에서 각기 다른 내용으로 부풀려 지급된 공사대금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파기환송심에서는 각 사업연도에 신고된 손금 중 부풀려 지급한 차액이 얼마인지를 특정하여 입증할 수 있는지 여부, 회사가 차액을 돌려받은 사업연도가 아닌 공사대금을 지급한 사업연도에 법인세를 포탈한 것으로 공소사실을 변경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8도16864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이정진 변호사

[약력] 연세대 경영대학,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7회 변호사시험, 제46회 공인회계사시험 [이메일] jjlee@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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