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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해외 완전자회사 소유 해외금융계좌도 모회사가 신고해야

  • 보도 : 2020.07.06 08:00
  • 수정 : 2020.07.06 08:00

해외의 완전자회사가 소유한 해외금융계좌를 그 국내 모회사가 신고하도록 한 세법의 시행령 조항은 무효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세법에서 해외금융계좌의 실질적 소유자를 해당 계좌의 신고의무자로 규정하면서, 실질적 소유자의 구체적인 내용을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하였다.

대법원은 해외 자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한 국내 모회사가 이러한 실질적 소유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완전모회사인 내국법인을 완전자회사인 외국법인 명의의 해외금융계좌의 실질적 소유자로 정한 시행령 규정이 모법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라고 판결하였다.

세법은 해외에 일정한 금융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그 내용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 신고하지 아니한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신고의무는 해당 계좌의 명의자 이외에 "실질적 소유자"에게도 적용된다.

한편, 실질적 소유자의 구체적인 의미는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실질적 소유자"를 '해당 계좌의 명의와는 관계없이 해당 해외금융계좌와 관련한 거래에서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거나 이자·배당 등의 수익을 획득하거나 해당 계좌를 처분할 권한을 가지는 등 해당 계좌를 사실상 관리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5년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내국법인이 외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100분의 100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소유한 경우 그 내국법인을 포함하되, 조세조약의 체결 여부 등을 고려하여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정의 규정이 괄호 안에 추가되었다.

이 사건 피고인 회사는 홍콩 및 대만 소재 회사의 완전모회사이므로 위 홍콩 및 대만법인 명의의 해외금융계좌 정보를 신고하여야 함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기소 되었다. 미신고금액이 50억 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는 완전자회사 명의의 해외금융계좌에 대해서도 완전모회사에게 신고의무를 새롭게 명시한 시행령 규정이 모법의 위임을 벗어나 무효인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원심은 "위 시행령 규정은 모법이 규정하고 있는 실질적 소유자의 범위에 관하여 예측불가능한 새로운 사항을 규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모법이 규정하고 있는 처벌범위를 확장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해당 시행령 규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이 판단한 주된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불법 재산해외반출 및 역외소득탈루를 사전에 억제하고 기왕의 재산 반출자를 정상 과세권 내로 유인함으로써 해외탈세 차단을 위한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고 세원기반 확대 및 세수증대를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도입되었다. 따라서 해외금융계좌의 신고의무를 지는 '실질적 소유자'는 세법상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소득세 등의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하고,
2) '실질적 소유'란 본래 경제현실에서 민법상 소유 개념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사실상의 지배·관리 현상을 포착하기 위한 법률용어이므로 탄력적으로 해석·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3) 실제로 다수의 해외법인 소유 해외금융계좌들이 완전모회사의 자금은닉 등을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며, 
4) 시행령 제정자가 완전모자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고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대상판결은 실무상 많이 문제가 되고 있었던 해외금융계좌 신고와 관련하여, 실질적 소유자의 의미를 규정한 시행령 조항을 명시적으로 유효하다고 선언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시행령 개정 전에는 신고의무가 없다가 시행령 개정으로 신고의무가 새롭게 생겼다. 해외계좌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 범죄로서 형사처벌이 부과되는데, 형사처벌의 대상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의 개정에 따라 확대하는 것이 타당한가는 의문이다.

죄형법정주의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9도11381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장천수 변호사

[약력] 연세대학교 법학과, 제5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이메일] csjang@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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