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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외국납부세액, 지방소득세 비용으로 '공제'

  • 보도 : 2020.06.08 08:20
  • 수정 : 2020.06.08 08:20

외국에서 소득에 대해 납부한 세금은 법인의 지방소득세 과세표준 계산에서 비용으로 공제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은 '입법자의 의도가 법인세에 관하여 외국납부세액의 공제를 택한 내국법인에 대하여 세액공제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인지방소득세의 과세표준을 언제나 법인세 과세표준과 동일하게 하려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 이 사건 외국납부세액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옳다고 보았다.

지방소득세는 종전 소득할 주민세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법인세에 부가적으로 붙는 세금이었다. 법인은 법인세를 내면 무조건 그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방소득세로 납부해야 했다.

정부는 이러한 기존 체계를 바꾸어 2014년도부터는 지방소득세를 법인세와 별도의 독립한 세금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지방소득세에 법인세에 적용되던 각종 세액 공제들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였다. 지방소득세는 지방 재정에 충당되는 세금이므로 법인세에 적용되던 각종 공제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도록 할 것이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정한 세액 공제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것은 법인세에서 적용되는 이른바 '외국납부세액 공제'이다.

법인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소득 전부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법인세를 낸다. 외국 정부도 우리나라 법인이 자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과세한다. 따라서 같은 소득에 대해 세금이 이중으로 과세된다. 이를 그대로 놓아두면 법인이 외국에 진출하여 사업을 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외국에도 그리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법인이 외국에서 납부한 세금을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를 두고 있다. 이를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라고 한다.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되면서 법인은 외국납부세액을 지방소득세에서 공제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면 법인은 지방소득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외국납부세액을 비용으로라도 차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외국에 납부한 세금은 본질적으로 사업을 위한 비용이어서 소득에서 차감되어야 한다. 다만, 법인세법은 법인이 외국납부세액 공제라는 혜택을 받으면 외국납부세액의 비용 공제를 하지 못 하도록 하고 있었다. 또한, 법인세법은 선택에 따라 외국납부세액 공제를 적용받지 않고, 세무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세 당국은 지방소득세에 있어 외국납부세액은 세액공제도 허용되지 않고, 세무상 비용으로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지방소득세의 소득 금액은 단순하게 법인세의 소득 금액과 동일하게 산정되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법원은 이러한 과세관청의 논리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했다. 세법이 소득을 산정할 때 외국에 납부한 세금을 비용으로 차감하지 못하게 한 것은 세액 공제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 세액 공제가 적용되지 않으면 당연히 비용 차감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에 납부한 세금은 본질적으로 사업을 위한 비용인 이상 지방소득세에서도 비용 차감을 허용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 지방소득세의 소득금액이 단순히 법인세와 동일하게 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전환한 취지와도 쉽게 공존하기 어렵다. 대상판결의 결론에 찬동한다.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전환하면서 이 사건과 같은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독립세로 전환되었지만, 법인세액의 10%를 지방소득세로 한다는 기본적인 구조는 별반 바뀌지 않았다.

둘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법인의 사업장이 있는 경우, 법인은 종업원수 및 건축물의 연면적 등을 적용하여 지방소득세를 안분하여 납부하여야 한다. 또한, 이외에도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만들면서 신고·납부·환급 등과 관련한 절차도 복잡하게 바뀌었다.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 영업점을 두고 있는 법인은 세금을 과다하게 납부하여 환급을 청구하더라도 각 지방자치단체 모두에 하여야 한다. 세금을 과다하게 납부하였다는 증명서류도 각 지방자치단체에 모두 제출하여야 한다. 더욱이 연결납세를 적용하고 있는 법인들은 수십 차례에 걸쳐 법인세 경정과 환급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매 번 수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이러한 사무처리를 하여야 한다.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정책 목표는 수긍이 가지만, 납세자를 위한 개정인지는 의문이다. 합리적인 과세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합리적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9두58698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최완 변호사

[약력]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41회 공인회계사 합격, 삼일회계법인
[이메일]wchoi@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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