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분배 수준

소득분배는 한 나라의 경제활동의 성과(소득)가 구성원들에게 배분 되는 것을 말한다. (1)

능력과 기여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소득분배는 바람직하지만 시장의 실패와 구성원들의 불공정행위 등으로 공정한 분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공정 경쟁과 재분배를 통해 불완전한 시장 기능을 보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득분배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소득분배를 측정하는 방법과 기준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소득분 배 수준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2)

소득분배의 수준을 파악하는 데는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소득 집중도 등 다양한 지표들이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니계수가 0.35를 넘으면 불평등 국가, 0.35 이내이면 평등 국가로 본다. (3)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니계수가 0.355(2017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수준으로, 약간 불평등 국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4)

소득분배가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근로연령층에서 분배 악화도 원인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인구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더 크다.

근로연령층에 비해 소득 양극화 정도가 심한 은퇴연령층(5)의 인구비중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6)

OECD 회원국과 비교하더라도 우리의 분배 수준이 좋은 편은 아니다.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나, 실질적인 분배 수준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는 G7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좋지 않은 수준이다.

공적연금의 미성숙, 연금 사각지대의 존재 등으로 인하여 연금을 통한 소득재분배 정도가 약하고 조세를 통한 소 득재분배도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용하(2015) (7)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금 평균 가입 기간이 16년으로 EU 27개국의 36년에 비해 매우 짧다.

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도 30%가량 된다. (8)

미국이나 영국은 공적연금이 재분배 효과 전체의 50% 정도 차지하고, 이탈리아는 80% 이상이다. (9) 우리나라도 사회복지지출에 의한 재분배 기능은 공적연금의 성숙에 따라 점차 개선될 전망이지만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는 소득세의 비중 확대 등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소득 5분위 배율은 매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10) 소득 양극화가 점차 심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소득 양극화가 주로 은퇴연령층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영향이 전 계층의 소득 양극화에도 미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근로연령층(18세 이상 65세 이하)에서 소득 5분위 배율은 시장소득이든 처분가능소득이든 모두 줄어들고 있다. 양극화가 완화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반면 은퇴연령층에서 소득 5분위 배율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시장소득 기준으로는 상승하고 있고,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는 하락하고 있다. 은퇴연령층에서는 근로연령층과는 달리 소득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으며, 이를 연금소득으로 보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적연금의 미성숙으로 인한 문제가 소득분배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1)

윤희숙(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세 및 재정지출의 소득재분배효과(지니계수 기준)는 13.1% 수준으로 주로 공적연금과 재정지출의 재분배 효과가 크고, 조세의 재분배 효과는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공적연금이 성숙한 국가에서는 재분배의 압도적인 부분을 공적연금이 담당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볼 때 앞으로 우리도 공적연금이 성숙되어 가면서 재분배의 상당 부분을 공적연금이 담당할 것으로 보여진다.

조세 부문의 재분배 효과가 낮은 이유는 소득세의 비중이 낮은 데 기인하는 만큼 소득세의 비중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

소득의 기능적 분배는 생산요소인 노동과 자본 간의 소득분배를 의미한다. 노동과 자본 간의 소득분배는 노동소득분배율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예산정책처(2018)에 따르면 노동소득분배율은 1980년 이후 72.7%에서 2017년 70.3%로 1.7%p 하락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전보다 이후의 하락 속도가 빠른 편인데, 주로 자영업의 부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은행의 국민계정(제도부문별 소득계정)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창출된 소득이 가계와 기업부문 등으로 분배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가계와 기업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안정적이었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가계소득 비중이 빠르게 하락하는 반면 기업소득은 빠르게 상승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경제 성장에 비해 가계소득이 부진한 현상은 소비 및 내수 부진과 저축률 하락, 가계부채 급증을 동시에 불러일으킴으로써 한국 경제가 지금 겪고 있는 저성장의 함정을 구성한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박종규, 2014)

가계소득의 증가를 통해 소득분배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소득 주도 성장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소득 비중 하락은 주로 자영자의 쇠퇴에 기인한 것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과 사실상 같은 내용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윤희숙, 2016)

즉, 소득재분배는 전통적인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1) 소득분배는 계층별 또는 개인 간 소득분배와 기능적 소득분배로 구별된다. 계층별 분배는 국민 개개인 간의 분배이며, 기능적 분배는 생산요소(노동 · 토지 · 자본)가 생산과정에 기여한 것에 따른 분배를 말한다.
(2) 균등화시장소득 기준 지니계수: 0.401(2013) → 0.397(2014) → 0.396 (2015) → 0.402(2016) 0.406(2017).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봐도 유사한 추세이다.
(3) 장하준, 김희정 옮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Economics - The user's Guide)」 부키, 2015, p322.
(4) 통계청은 가계금융복지조사와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분배 상황을 발표하고 있으며 2개의 조사에서 지니계수는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 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한 지니계수(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는 0.342 인 반면, 가계동향조사에서 지니계수는 0.304 이다. 차이가 나는 근본 원인은 가계동향조사자료의 부정확성에 기인한다(유경준 「한국의 소득불평등 현황과 쟁점」, 2018, pp111 ~ 115)
(5) 18 세 이상 65 세 이하 근로연령인구 5분위배율: 7.9(시장소득), 6.12(처분가능소득) 66 세 이상 은퇴연령인구 5분위배율: 45.98(시장소득), 8.8(처분가능소득).
(6) 박명호, 전병목, '소득분배 변화와 정책과제: 소득집중도와 소득이동성을 중심으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14.
(7) 이용하, 최옥금, 김형수. '국민연금의 개혁방향과 과재'(윤희숙, 2016 재인용).
(8) 윤희숙, '최근 소득분배추이가 국민연금 개혁논의에 갖는 시사점'. KDI FOCUS 통권 76 (2016. 11. 15.).
(9) 윤희숙, '최근 소득분배추이가 국민연금 개혁논의에 갖는 시사점'. KDI FOCUS 통권 76 (2016. 11. 15.).
(10) 5분위 배율은 지니계수와 함께 국민소득의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사용된다. 지니계수가 모든 정보를 이용하는 데 비해 5분위 배율은 5분위와 1분위의 소득만으로 간편하게 소득불평등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11) 통계청 '가계금융복지 조사' 소득분배 지표
① 시장 소득: 11.21(2011), 10.65(2012), 10.29(2013), 10.32 (2014), 10.41(2015), 10.88(2016), 11.27(2017).
② 처분가능소득: 8.32(2011), 8.10(2012), 7.68(2013), 7.37(2014), 6.91 (2015), 6.98(2016), 7(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