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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의 대우조선 졸속 매각이 빚은 후유증 언제까지?

  • 보도 : 2019.06.18 09:02
  • 수정 : 2019.06.18 09:02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장실사 불발로 시계 불투명
국민연금, 현대중공업 분할로 기존 주주 권리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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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현대중공업 제공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졸속 매각이 빚은 후유증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 법인 신설로 현대중공업 지배구조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안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한국조선해양 법인을 신설키로 의결했지만 현장에서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주총을 강행한 이후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총 무효를 주장하며 지난 3일 전면 파업을 벌였고 4일부터 부분파업 또는 사업장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도 무산되며 대우조선해양 M&A(인수합병)에도 적지 않은 진통에 예고되고 있다.

조용철 현대중공업 부사장(CFO·최고재무관리자) 등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 10여명이 지난 12일 옥포조선소 정문을 봉쇄 중인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불발로 끝났다. 지난 3일에도 옥포조선소 실사를 시도하다 노조 반발로 물러섰다.

현대중공업 실사단은 인근 호텔에서 박두선 옥포조선소장 등 대우조선 경영진과 간담회만 하고 철수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현장 실사 기간인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회사에 들어가보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조용철 부사장은 “산업은행과 실사를 계속 협의하겠다”면서 “대우조선해양 딜이 종결될 때까지 반드시 실사하겠다”고 말해 현장실사를 건너뛴 실사 종결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작 대우조선해양을 헐값에 매각한 산업은행은 졸속 매각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파업 사태를 지켜보며 뒷짐만 진채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를 거친후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주식 현물출자,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상증자 등의 절차를 거쳐 M&A를 마무리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를 하지 못할 경우 최대 변수인 국내외 공정거래 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서 승인을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현대중공업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할 국가가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적어도 10여개국에 이른다.

이들 국가들이 현대중공업의 현장 실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대해 반대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현장실사를 하지 못한 현대중공업에 대해 기업결합을 승인할 경우 되레 역풍을 맞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결합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6월부터 EU(유럽연합),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10개국 이상에 개별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방침이었으나 계속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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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대우조선지회 조합원들이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의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대우조선해양 졸속 매각이 현대중공업 지배구조 문제로도 번져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리기 이틀전인 지난달 29일 회의를 열어 현대중공업 임시주주총회의 분할계획서 승인·이사 선임 안건을 심의한 결과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수탁자책임 전문위에서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로 인해 분할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의 기존 주주 권리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분할되는 신설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이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민연금기금이 우려하는 것은 현대중공업 분할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권리가 약화되면서 현대중공업 오너가의 '입김'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분할이 완료되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자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으로 나뉘게 된다. 이때 부채는 한국조선해양에 1639억원(2.3%), 신설 현대중공업에는 7조576억원(97.7%)으로 각각 승계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부채가 신설 현대중공업에 몰려 경영 위기가 오면 구조조정과 근로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는 결국 재벌은 경영세습, 노동자는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은 1차 지배구조 개선 법인분할 과정에서 3만5000여명을 구조조정하고 이번 2차 물적분할로 3세 경영세습을 완성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현대중공업에 송두리째 넘기면서 현금 한푼 받지 못했고 신설되는 한국조선해양의 보통주 지분 약 7.9%와 우선주를 배정받게 된다. 이사회에는 한국조선해양의 사외이사 1인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권리만 갖게 됐다.

산업은행이 갖게 되는 한국조선해양 보통주는 현대중공업 오너가의 경영권에 위협이 될 때에는 매각에 제한이 있고 전환상환우선주 911만8231주도 현대중공업 오너가를 위해 전환권 행사에 규제를 뒀다.

현대중공업 측은 경영권 세습을 위해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으로 조선 계열사 지원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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