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오일장
제주시 오일장은 형형색색 제주의 빛깔로 화장을 하고 오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물론 동문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도 얼마든지 물건을 살 수는 있지만 반드시 그 지역의 오일장을 고집하는 어른들은 5일마다 장이 서기만을 기다린다.
그래서 오일장이 서는 *2일과 *7일은 아침부터 분주하다.
늘 같은 장이지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에 이끌려 고기도 사고 과일도 사고 주전부리도 사고 집에서 입을 옷도 사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제주에서 꼭 필요한 모자와 팔 토시를 파는 곳
오일장에서는 덤으로 얻는 것도 있다.
물론 가격이 싼 것도 있고 비싼 물건도 있기는 하지만 사람 냄새와 정이 묻어나는 물건들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제주도 전역의 오일장만 돌며 장사를 하는 사람들, 그들이 파는 물건과 사람의 정에 이미 중독되어 버린 사람들이 많다.
◆…열심히 콩을 까고 있는 할머니
직접 농사 지은 농산물과 야채들을 오일장에 내다 파는 할머니들만의 장터도 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제주사람들은 삼촌이라 부른다.
괜당이라고 친족들을 부르는 말처럼 삼촌 역시 가까운 친척으로 부르는 말이다.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이 시장에 나와 물건을 팔고 있는 삼촌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닌 듯하다. 다 팔아야 겨우 몇 천원어치 물건이 전부인 삼촌은 이마에 잡힌 주름만큼 아는 사람들이 많아 오고가는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받는다.
'삼촌 이거 얼마 꽈?' 하며 건네는 말 한 마디에 금방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삼촌들이 이 오일장의 터줏대감이다.
◆…오일장에만 여는 식당들
특히 제주시 오일장은 전국에서 가장 크다고 소문난 곳이다.
제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끌벅적한 오일장의 생선, 육류, 과일, 야채, 의류, 가축시장의 물건과 사람들 구경이고, 장 보따리를 내려놓고 모여 앉아 먹는 고기국수나 팥죽 그리고 튀김은 꼭 느껴봐야 할 제주 오일장의 맛이고 여행의 맛이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일장의 튀김 집
생선시장 끝으로 나가면 도두동으로 가는 길과 연결이 된다.
제주공항의 담벼락을 따라 걷다보면 머리위로 비행기가 내려오는 듯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길에서 만나는 또 다른 길이다. 비행기가 내리는 길인 활주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그 길 끝의 네 갈래 길은 왼쪽으로 이호동, 곧장 가면 도두항과 마을, 오른쪽으로 가면 도두봉으로 가는 길이다.
◆…오일장으로 들어서는 길
오른쪽 도두봉으로 가는 길은 작은 언덕길이다.
산행이 힘든 사람도 쉽게 오를 수 있는 해발 65.3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오름이지만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이 너무 아름답다. 맑은 날이면 제주공항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까지 선물한다.
◆…도두동으로 가는 길
오르는 길을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에서 섬머리길로 선택해 보자.
도두봉은 도드라져 보인다고 해 예로부터 도들봉 도도리라고 불렸다. 용두암에서 이호까지 가다보면 해안에 솟아있는 도두봉이 도드라져 보이기는 하다.
◆…도두봉 오름길
오름을 오르는 시간은 15분. 더위에 땀을 흘리고 오른 도두봉이 아름다운 풍광을 선물하기에 잠시 더위를 잊고 주변 경치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시 내려가는 길은 마을에서 가까운 정안사로 향해 내려가자.
◆…정안사
또 다른 선물이 준비되어 있다.
예로부터 도민들의 생명수로 잘 알려진 오래물 용천수가 기다리고 있다. 제주 8대 명수에 들 정도로 유명하고 여름철 이곳을 빼놓고 갈 수 없는 그야말로 얼음 피서의 절정인 곳이다.
마을의 주민들이 잘 관리하고 있어 깨끗하고 시원한 용천수를 마음껏 즐길 수가 있다.
입장료는 1500원을 받고 있으며 수건도 챙겨 주고 있다.
도두봉을 오르내리며 흘린 땀방울을 시원하게 씻겨주고 온몸이 오싹해 질 정도로 차가운 물맛을 볼 수 있다.
◆…용천수인 오래물이 흐르는 곳
용천수에서 나와 항구로 걸어가면 도두항에서 맛있는 회를 맛보는 것도 좋다. 바다를 배경으로 요트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풍광이 양념이 되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상차림이 될 것이다.
◆…도두항에서 바라보는 풍광
모두가 익숙해진 삶 속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향한다는 것은 모험이다. 그래서 여행은 모험인 것이다. 모험에서 오는 스릴감인 두려움과 설렘의 비중은 혼자일 때와 동반자가 있을 때에 따라 저울의 무게가 달라진다.
혼자여행에서 아무래도 두려움의 무게가 더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험이 끝난 뒤 느끼는 쾌감은 훨씬 오래 갈 수밖에 없다.
반면 동반자와의 여행은 설렘이 먼저다. 그리고 추억은 잔잔히 남게 된다.
◆…도두항의 아름다운 풍광
제주여행은 혼자 와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좋고 둘이 와서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좋고 아니면 혼자 여행을 한 후 다시 누군가와 여행을 시작해도 좋은 곳이다.
바다의 푸른 빛깔처럼 잔잔한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게 여러 번 그리고 오래 동안 보아야 수채화처럼 농도가 진해져 간다.
혼자만 느끼기에 너무 아름다운 섬이기에 오늘도 여행자들은 또 다른 누군가를 찾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