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거래매출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기로 했다.
종전까지만 해도 티스토어 등 국내 앱마켓에 앱을 올리는 개발사에게만 부가세를 물리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기획재정부는 6일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 모바일 앱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외 오픈마켓(구글, 애플 등) 사업자가 국세청 홈페이지에 온라인으로 간편 사업자 등록을 하고 부가세를 납부하도록 했다. 해외 모발일 앱에 대해 부가세를 과세함에 따라 앱 판매가격 상승 등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 등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은 해외 모바일 앱 장터에서 판매되는 앱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았다. 현행 세법으로는 국내에 사업장을 둔 업체에게만 세금을 매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기 앱을 판매해 거액의 수입을 올려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던 셈이다.
실제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의 앱스토어는 국내 시장에서 앱 거래로 각각 1조1941억원, 743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앱 매출만 따졌을 때 약 1000억원의 세금(부가세)을 받지 못한 꼴이다.
반면 국내 앱마케에 앱을 올리는 개발사는 꼬박꼬박 부가세를 내야했다.
이로 인해 국내 앱 개발사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부가세는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국내 앱 개발사들이 부가세를 낸다고 당장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가세를 적용하면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등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국내 앱 개발사들이 가져가는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영세 개인개발자들의 세부담을 덜어주는 장치도 있다. 부가세법에서는 연 매출 2400만원 미만은 부가세 납부가 면제되고 있으며, 연매출 2400만원 이상~4800만원 미만은 낮은 부가세율이 적용되는 간이과세(업종별 간이과세율 30% 적용)가 적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 애플 등 해외 오픈마켓사업자가 과세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기재부는 "구글과 애플은 각국의 과세정책에 협조하는 것을 기본입장으로 하고 있어 과세에 협력할 것으로 보이며, 실제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에서도 구글과 애플에 세금을 매기고 있다.
유럽연합(EU) 일부 국가와 일본에서 구글과 애플은 해외 개발사들로부터 일괄적으로 부가세를 거둬 정부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영국은 오는 2015년부터 구글·애플에서 거래되는 앱 등에 직접 부가세를 매길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어 온 만큼 해외 앱 개발사에 대한 과세방안을 검토해왔다"며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해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은 해외 모발일 앱 장터에서 판매되는 앱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