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부족할 때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납부할 세액이 1000만원 이하라면 신용카드로도 세금을 낼 수 있다. 이는 영세한 납세자가 세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 '체납'이라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세정상 배려다.
앞으로 영세납세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한도액을 납세자 편의를 고려해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인 '2014년 세법개정안'에 자영업자들이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을 낼 때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해 심도있는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영세납부자의 편의 제공에 한계점이 있다는 이유에서 출발됐다.
실제 자영업자들이 매년 부가가치세나 종합소득세 등 세금을 낼 때 1000만원까지만 카드로 납부할 수 있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로 인해 자금유동성이 부족한 영세한 개인납세자나 소규모 법인 등 사업자들은 세금을 내기 위해 단기 대출을 받는 상황까지 내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납부한도액 인상 폭.
현재 기재부 내부에서도 검토가 되고 있는 사안이지만, 관련 '국세기본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태다. 개정안은 1000만원인 국세 신용카드 납부한도를 2000만원까지 상향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국회의원 시절 대표발의한 것이다.
납부한도 상향 조정에 대해 야당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행 1000만원에서 2000만원 늘리는 방향으로 국회 논의 테이블을 거쳐 관련 법안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내달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 담길 경우 정부안으로서 제도 개편에 더욱 '추진력'이 붙을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납부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가 되고 있다"며 "이미 나와 있는 법안이기 때문에 세법개정안에 담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도 손질에 따라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 수준으로 세법개정안에 담길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납부한도 상향을 통해 세입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012년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이 발표한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카드 국세납부 제도가 최초로 시행됐던 지난 2008년(10~12월) 407억원에 불과한 카드수납 규모가 2009년 224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납부한도가 500만원으로 늘어난 2010년에는 7556억원, 1000만원으로 늘어난 2011년에는 1조2967억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