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장은 소통위한 통로… 직원들 이해해야"

그는 "지하경제 양성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세원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불법거래, 불법상속 및 증여, 사채업자 등 민생침해 사범, 고소득자영업자의 탈세 등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 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일부 전직 국세청 고위공무원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국세청에 대한 국민신뢰가 무너져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 남대문세무서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A. 지난 7월 서장으로 부임하면서 명품세무서의 위상을 위해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남대문세무서는 국세청 안에서 세수기여도가 가장 높고 국가재정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때문에 직원들의 어려움을 사전에 파악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국가재정수요를 차질 없이 조달하도록 노력하고 민원인 응대나 직원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매사에 역지사지의 마음가짐과 자긍심으로 활기찬 직장분위기를 조성하여 나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힘든 시간을 견디기 위해서는 관리자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그들을 이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서장은 지시하는 사람이 아닌 '소통하기 위한 통로'라는 생각을 평소에도 잊지 않고 직원들의 고충을 어루만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경제가 어렵다보니 공무원 연봉 동결은 물론 (각 부서에서 업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도 과거보다 많이 줄었지만 나라가 어려운 만큼 이를 감내하고 있는 직원들이 믿음직스럽다.

힘들고 과다한 업무부담으로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체납정리 우수사례를 적극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맙게도 체납관련 미담사례를 국민참여 포털시스템인 '국민신문고'에 올려주는 납세자들이 있다. 신문고를 파악하고 관련 직원들을 선발해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 혜택을 줌으로써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힘을 북돋아 줄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복지행정에 따른 재정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경기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아 체납액이 증가하고 있다. 세무공무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만큼 지하경제 양성화와 공정과세를 위해 어려운 여건이지만 세정업무에 충실해 줄 것을 직원들에게 독려하고 있다.  

Q. 국세청이 최근 국세공무원 골프금지령 및 기업인들과의 접촉금지 등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다. 세원관리방식의 변경이 불가피한데 어떻게 하고 있는지.

A. 남대문세무서 관할구역은 주거지가 아닌 상업지역이라서 상가들이 많고 조사를 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무엇보다 과세 전 소명요구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납세자들이 있어 이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도 과제다.

납세자들이 소명요구를 서면조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직원들은 해당 납세자들에게 관련 배경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간단하게 소명요구를 하게 되는데 납세자들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역시 납세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납세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실시한다.

남대문세무서 관할 지역은 소득 및 재산제세의 납세자수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주소지는 이쪽이어도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하면서 집을 비우는 일이 있어 이 역시 어려움이 적지 않다.

가끔 현장을 방문하다 보면 세무서 직원을 빙자해 금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세무공무원들은 절대로 현장에서 그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무실 등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로 금품을 요구하지 않는다. 돈을 요구할 경우 인상착의나 이름을 확인한 뒤 곧바로 세무서에 직접 신고하거나 전화해 주길 납세자 여러분께 당부한다.

일선세무서는 중소기업 위주로 세무조사에 나서지만 대기업은 국세청 및 지방국세청이 주로 관리한다. 체납세액 징수 등을 실시할 때 팀을 구성해 직접 현장에 나가서 확인하고 납부 분납계획서 등을 받는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개인사업자나 기업을 조사할 때 세무공무원은 절대 금품을 요구하는 일이 없다.

Q. 경기침체 장기화로 체납액이 많아지면서 일선 세무서 직원들의 업무강도와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체납세징수분야에 상당한 실적을 올린 체납세액징수 수범사례를 들어 달라.

A. 체납징수 업무는 그 자체만으로도 쉽지 않은 만큼 직원들이 겪는 애로사항이 많다.

세무서라는 기관의 특성상 직원들의 관심은 주로 체납액 징수에 많이 쏠려있는데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체납자들이 많아지는데다 응대시 예민해지기 쉬우므로 이들을 대하는 직원들이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체납자들은 생계도 어려운데 세무서에서 돈까지 뺏어간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어려운 사정을 얘기하며 회유하거나 때론 화를 내기도 하는데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지난 6월 B씨는 금융기관 대출금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납세증명서를 첨부해야 함에도 국세체납액으로 인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남대문세무서는 B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장기간 계속해 성실하게 납부한 B씨가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만 체납액 전액 징수가 가능하다고 판단, 국세징수법에 의거 압류부동산 매각을 유예한 후 '체납처분유예'를 신청하도록 적극적으로 안내했다. 

B씨는 이와 같은 세정 지원제도에 따라 납세증명서를 발급받아 금융기관의 대출기간을 연장해 사업운영이 순조로워졌으며, 동시에 수개월 이내에 체납액을 완납했으므로 결과적으로 국세행정의 신뢰도 제고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Q. 활기찬 직장 분위기 조성을 위해 남대문세무서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 남대문세무서의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전해 달라.

A.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국민화합의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요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구직자들과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부모세대는 공무원에 대한 호감도가 적지 않은 편이다.

특히 국가의 재정수입을 담당하는 세무직은 전문적인 지식과 확고한 국가관이 요구되는 만큼 여타 직종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세무공무원은 인생을 담보하고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자부하며 그에 따른 성취감과 만족감이 충만한 직장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직원들이 업무에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도록 일과시간 이후에 동호회 활동을 활발히 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평소에는 교류하기 힘든 다른 부서 직원들과도 접촉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등산, 수영, 탁구, 당구, 영화감상 등을 통해 같이 호흡하고, 동호회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은 체육행사를 거쳐 심신을 단련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10월 중 각 과별로 추계체육행사를 실시했고 내년 봄에는 세무서 전체를 대상으로 체육행사를 가지고  남산이나 청계천 산책, 장기자랑 및 식사를 하며 동료애를 다질 계획이다.

체육행사의 일정도 관리자들이 직접 정하는 것보다는 직원들이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하는 등 개인의사를 존중하고 있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행사인 만큼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려 한다.

동호회와 체육행사를 통해 얻게 되는 에너지는 업무능력 향상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또한 효율적 업무를 위한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연말 인센티브 등을 받을 수 있어 직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밖에 사설아카데미와 연계해 사이버직무교육 과정을 지원해 업무능력 향상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직원들 간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매월 생일자와 오찬 행사를 하며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자녀들도 보고 배운다는 점을 강조한다. 직장에서도 선후배간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기를 주문한다. 과별, 계별 직원들과 오찬 또는 저녁식사를 하게 될 경우 업무는 물론 개인적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이 될 수 있도록 조언한다. 

Q. 수 년 전부터 나눔과 봉사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정부기관들도 음으로 양으로 나눔과 봉사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남대문세무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매주 금요일 서울역 노숙자를 위해 실시하는 '밥퍼'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고, 성적이 우수한 불우학생 11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서울역 쪽방촌 어르신들을 위한 초복날 삼계탕 배식행사에 관내 세정자문위원들과 함께 후원하고 한가위에 앞서 중림동 등 영세지역에 거주하는 홀몸 어르신을 찾아 위문금과 생활용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과 봉사로 남대문세무서는 2009년 자원봉사단체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사랑나눔대상 자원봉사부문 최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는 등 묵묵히 사회공헌 활동과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가와 납세자를 위하는 선진 세정은 물론 봉사 부문에서 앞장 설 계획이다.

Q. 국정과제이기도 한 지하경제양성화를 위해 최근 다방면의 행정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남대문세무서는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A. 지난 7월 남대문세무서에 부임하면서 직원들에게 제일 먼저 강조한 말은 지하경제양성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었다.

세무서는 본청과 지방청을 돕기 위해 자료제공을 비롯한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여야 하고 우리 서(署)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하경제양성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박근혜정부 들어 지하경제양성화가 줄곧 화두에 오르고 있지만 일선에서는 그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일이다. 

지하경제양성화는 세금을 더 걷겠다는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지하경제양성화의 4대과제(대기업·대재산가, 고소득자영업자, 민생침해, 역외탈세)에 대해 투명한 세원확보를 통해 연말까지 세수부족분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세무조사가 집중되었다거나 세수 목표치를 인위적으로 정해놓았다는 등의 오해 없이 숨은 세원을 찾아내고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과 연계해 세원을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히 불법거래는 물론 불법상속 및 증여, 사채업자 등의 민생침해 사범, 치과 성형외과 등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 등을 방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탈세와 불법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지하경제양성화가 쉽지 않은 만큼 영원히 노력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탈세를 막기 위해 전 직원들이 합심하여 '불철주야' 뛰고 있다.

지난 2월 국세청은 지하경제양성화를 위해 일선 세무서 직원 500명을 선정해 각 지방청 조사국과 '숨긴재산무한추적팀'에 배치한 이래 숨긴 재산을 찾는 일이 과거보다 수월해진 감이 없지 않다.

지난 7월 부임한 조 서장은 경북 청송 출신으로 국세청 재산세과장, 송파세무서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