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서 산사태로 마을 매몰돼 300여명 사망 추정

고속도로가 산사태로 막혀 사고현장 접근 어려워

생계 수단인 텃밭과 식수 공급용 하천 3곳도 매몰

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의 외딴 마을을 덮친 대형 산사태로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현지매체를 인용해 전날 오전 3시쯤 수도 포트 모르즈비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엥가주(州) 고지대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300명 이상의 주민과 1100여채 이상의 가옥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평가팀은 100여명이 숨지고 주택 60채 정도가 매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ABC 방송은 이날 구조팀이 4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사고 현장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산사태로 막히는 바람에 헬리콥터를 이용해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은 잔해 깊이가 6∼8m이고 전기도 나간 상태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주민들이 바위와 뿌리 뽑힌 나무위로 기어 올라가 생존자를 찾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번 산사태로 주민들의 생계 수단인 텃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식수를 공급하는 하천 3곳도 매몰됐다.

유엔 소속의 세르한 악토프락은 "피해 지역의 면적은 축구장 3~4개에 달하는 크기로 당시 마을에는 389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장 필요한 것은 대피소와 담요, 식량과 식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두가 필사적으로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산사태 규모가 커 구조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실종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인 파푸아뉴기니는 남태평양의 전략적 위치를 점하고 있어 중국과 미국, 호주가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