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불황·원가부담 가중…10개 대형건설사 법인세 2400억 감소

외형확대에도 업황부진 지속에 수익성 흔들
SK에코플랜트 전년비 34%↑…대우도 8% 늘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형건설사의 올 상반기 법인세비용 규모가 전년도보다 24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외형이 확대됐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과 얼어붙은 주택경기 등 부진한 업황이 작년부터 지속됨에 따라 법인세비용 계상액 규모도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들의 상반기 별도기준 법인세비용 계상액은 모두 36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6116억원 대비 39.6% 줄어든 수준이다.

업계 전반에 지난해부터 원가부담이 확대가 이어지며 수익성도 다소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각 사별로 일회성 사고 등도 겹쳐 전체 법인세비용 계상액이 뒷걸음질 쳤다. 10개사의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합계는 47조 2681억원으로 전년동기 43조 1708억원에 비해 9.5% 늘었다. 이와 달리 세전이익(법인세차감전순이익) 합계는 1조 5808억원으로 같은 기간 44.9%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의 합도 46.6% 줄어든 1조 3738억원으로 기록됐다.

다만 상반기 법인세비용의 규모는 축소됐으나 전체 계상액의 유효세율은 23.4%로 전년동기 대비 2.1%p 올랐다. 국내 법정 최고세율(25%) 이상의 유효세율을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기록하면서 전체 평균치도 결을 함께한 모양새다. 개별회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중간예납 법인세 비용액을 공시한 곳은 삼성물산으로 상반기 별도기준 1354억원으로 기록됐다. 전년동기에 비해 30.3% 감소했지만 업계에서 유일하게 1000억원대 법인세비용을 계상했다. 매출액은 12조 497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세전이익은 1조 1215억원으로 같은 기간 7.8% 줄었다. 매출원가율이 86.7%로 2.3%p 개선돼 영업이익도 25.9% 늘었으나 영업외수익이 26.2% 감소했는데 전년도 신주인수권 관련 이익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다만 전사 매출 가운데 건설부문만 놓고 보면 상반기 매출액은 6조 8155억원으로 19.9%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별도기준 법인세비용으로 전년동기 대비 19.9% 감소한 779억원을 계상했다. 매출액은 7조 217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6% 늘었다. 원가부담이 확대돼 매출원가율이 94.8%로 3.2%p 높아졌으나 판관비가 31.5% 감소하는 등 비용절감 노력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4.2% 소폭 증가했다. 세전이익의 경우 21.6% 줄어든 2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환관련이익 규모 감소와 지급수수료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유효세율은 26.4%로 작년보다 0.5%p 올랐다.

대우건설의 상반기 별도기준 법인세비용은 68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7.9% 증가했다. 최근 2년간 최대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며 호실적 행보를 이어왔던 흐름에 힘입었다. 매출액도 5조 3154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0.2% 늘었다. 다만 별도기준 매출원가율이 2.4%p 상승하는 등 원가부담이 늘어 영업이익이 8.6% 줄고 세전이익도 같은 기간 19.9% 감소한 2041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효세율은 8.6%p 뛴 33.3%로 10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인천 검단신도시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던 지하주차장 일부 붕괴사고 여파로 4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감내한 GS건설은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4조 835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1.9% 늘었으나 4189억원의 세전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이에 법인세비용 집계에서 제외됐다.

포스코이앤씨는 상반기 별도기준 법인세비용을 273억원으로 집계해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55.9% 줄었다. 매출은 4조 6551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7.5% 증가했으나 세전이익은 1107억원으로 56.5% 감소했다. 외형이 확대됐으나 매출원가율이 94.8%로 4.5%p 상승해 영업이익이 923억원으로 56.4% 줄어든 영향이다. 유효세율은 24.6%로 소폭(0.3%p) 높아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4조 2013억원으로 전년도 동기보다 16.4% 늘었지만 세전손실 8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원가율이 96.1%로 전년도에 비해 3.0%p 뛰었고 판관비는 0.1% 증가에 그쳤으나 영업손실이 214억원으로 집계돼 적자전환으로 적혔다. 법인세비용 집계에선 빠졌다.

SK에코플랜트는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2조 2213억원, 세전이익 747억원, 법인세비용 1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8.5% 줄었지만 세전이익은 9.7% 늘었고 법인세비용은 10개사 중 가장 큰 폭인 33.9% 증가했다. 외형은 축소됐으나 매출원가율이 91.4%로 타 사 대비 비교적 소폭인 1.2%p 상승에 그쳤고 판관비가 543억원의 대손상각비 환입에 힘입어 48.7%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1015억원으로 10.0% 늘게 됐다. 유효세율은 24.1%로 9.2%p 올랐다.

롯데건설은 상반기 별도기준 202억원의 법인세비용을 장부에 기재했다. 전년동기에 비해 70.8% 줄어든 규모다. 매출액은 3조 587억원으로 10.8% 증가했으나 세전이익이 917억원으로 같은 기간 57.8% 감소했다. 타 사와 마찬가지로 매출원가율이 5.3%p 높아진 90.6%를 기록하는 등 원가부담에 발목잡혀 영업이익도 1153억원으로 47.6% 줄어들었다. 유효세율의 경우 22.0%로 전년도보다 9.8%p 떨어졌다.

지난해 광주 현장 외벽붕괴 사고로 부침을 겪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1조 9991억원, 세전이익 836억원, 법인세비용 226억원으로 집계해 공시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22.0% 증가했으며 세전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전년도 환입으로 계상됐던 법인세비용도 이번에 계상이 이뤄졌다. 사고손실 추정금액의 장부반영이 이뤄졌던 전년도와 달라진 모습으로 10개사 중 유일하게 매출원가율(93.1%)이 2.5%p 개선됐고 판관비도 15.5% 줄어 532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유효세율은 27.0%로 집계됐다.

코오롱글로벌은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1조 26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 늘었으나 세전이익이 274억원으로 64.9% 줄었다. 외형 확대폭이 미미했던 가운데 전년도보다 4.2%p 상승한 매출원가율 92.1%로 원가부담이 커졌고 판관비도 9.9% 늘어 영업이익이 68.6% 감소한 262억원에 그쳤다. 법인세비용의 경우 과거 법인세 관련 이번에 인식한 조정사항 발생 등으로 환입으로 계상돼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