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힘에 의해서만 외교 이뤄지지 않는 시대에 이런 협상 본 적 없다”
“협상에서 중요한 것 자기 이익 어떻게 관철시키느냐”
“기울어지고 잘못된 협상”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관광공사 등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0.19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16일 도쿄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전례 없는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20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단지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외교 관계에서도 이런 협상은 참 드물 거라고 생각한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느 정도 균형 잡힌 혹여 힘의 우위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어떤 힘에 의해서만 외교 관계가 이뤄지지 않는 시대에서 이런 협상을 본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예를 들면 19세기 식민지 제국주의 시대에 일방적으로 힘의 우위 관계로 따지면 한일 간에 강화도 조약 정도"라며 "그건 힘의 우위 관계가 명백해서 한쪽은 자기의 입장을 관철시키고 한쪽은 본인의 입장 자체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쪽이 주장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하다가 밀리는 협상이 일반적으로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나타났던 협상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의 '일본에서 윤 대통령이 이동할 때마다 박수받았다. 외교는 상대방 마음을 여는 것이니 방일 외교는 성공'이라는 말에 대해 홍 의원은 "일면 맞고 일면 틀리다. 외교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것도 맞지만 우리 국민의 마음, 자존심, 대한민국의 국격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상대방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다 내주는 협상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건 국가 간의 협상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그러니까 기업 간의 협상에서도 중요한 것은 자기의 이익을 어떻게 관철시키는 것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우리 국민들은 굉장히 뭔가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끼고 국내적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람들이 좋아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대통령실 대변인의 인식치고는 매우 안이하다"며 "이런 얘기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YTN과의 인터뷰에서 '애초에 주고받는 협상을 상정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먼저 다 하면 일본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대해 홍 의원은 "우리가 주고받기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은 다음에라도 받을 게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받을 것에 대한 움직임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할 것만 다 하고 상대방은 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 협상은 기울어진 협상이고 잘못된 협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에 여권 인사들이 과거 김대중 대통령 햇볕정책 얘기하면서 '선공후득' 얘기한다"며 "먼저 주고 나중에 얻는다. 그러면 우리 정부가 나중에 얻을 게 뭔지를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중에 얻을 게 무엇인지 그걸 설명 안 하고 있지 않냐"며 "일본이 예컨대 더 이상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하지 않겠다든지, 그다음에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다음에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없지 않냐"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그러니까 우리가 나중에 얻을 게 뭔지를 정부가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면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