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윤석열 정부 ‘외교적 폭주’하는 중”
김숙현 “한-일 간 셔틀외교 복원 긍정적”
윤 대통령 일본 실무방문 일정 시작
◆…16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측 환영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실무방문 1박2일 일정이 16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편 외교 전문가들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한-일 외교 정책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놨다.
◆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윤 정부의 외교적 폭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16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한 양국 관계 정상화는 사실 일본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윤 정부의 외교적 폭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최근 결단·미래 등의 단어를 사용해 대일 외교 정책을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며 "일방적으로 손해보는 결단은 자해일 뿐이고, 당당함이 수반되지 않은 미래는 비굴함의 포장지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윤 정부가 내놓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은 법치주의를 깔아 뭉개는 일"이라며 "지난 2018년 대법원 판결 취지는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삼권분립 국가에서 이를 덮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표명했다.
정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일정에서 한일 공동선언이 없다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공동선언을 못한다는 것이다. 앞서 산케이신문은 일본이 세게 나오니 한국이 엎드렸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지도자는 태도·메시지 등에 있어 당당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지난 2018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도 한국은 실력으로 돌파했다. 이제 한국이 일본에 대해 굽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 "셔틀외교 복원 긍정적"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6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윤 대통령의 방일은 한일 관계의 복원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셔틀외교 복원인데 이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통령의 이번 실무방문 일정이 1박 2일로 다소 짧은 일정이지만 일본의 반응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는 7월에서 9월 중 기시다 총리의 답방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만큼 양국 정상이 셔틀외교 복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15년 문재인 정부 때 외교 외무상이었는데 당시 한국의 외교적인 결정 번복으로 상당한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이라며 "그런 총리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느 정도 신뢰를 주기 위해 선두적인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일 정상들의 만남에서 공동 기자회견은 있지만 공동선언이 없다고 한다'고 진행자가 지적하자 김 책임연구원은 "공동선언이라고 하는 것은 긴 논의를 바탕으로 한 양측의 신뢰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한 것"이라며 "이번 한일 양국 간 만남에서는 이것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충분히 없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번 강제징용 제3자 변제라는 해법안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양국이 분위기를 잘 조성하면 일본 전범기업의 기금 출연까지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尹, 16일 11시 50분께 일본 도착… 실무방문 일정 시작
한편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공군 1호기를 이용해 16일 오전 11시 54분께 일본 도쿄의 하네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대통령의 방일은 4년 만이다.
추후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답방이 이뤄진다면 12년 만에 한국과 일본 간 셔틀외교가 이뤄지게 된다.
'한일 간 셔틀외교'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서로 합의해 1년에 한 번씩 상대 나라를 오가며 정례 정상회담을 열자고 밝히면서 사용된 단어로, 수시로 한일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오가며 소통을 확인하자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