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과표 등 손질 이루어지면서
기재부, 근로소득 간이세액표 조정
내달 원천징수하는 분부터 적용키로
◆…기획재정부는 최근 근로소득 간이세액표 조정 등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조치로 이르면 내달부터 근로자들이 매달 월급에서 떼이는 세금(근로소득세)이 줄어들게 된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각자 자신들의 일터로 향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근로자들이 매달 월급에서 떼이는 세금(근로소득세)의 규모가 줄어든다. 소득세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일부 구간이 상향조정되면서, 전(全) 소득 구간의 근로자가 세금 부담을 덜게 된다. 다만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 축소'에 따라, 벌이가 좋은 고소득 근로자의 세금 부담 정도는 상대적으로 크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달부터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에 맞춰 '근로소득 간이세액표'가 조정된다.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절차(입법예고, 국무회의 등)를 고려하면 3월 월급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간이세액표는 회사가 매달 근로자 봉급을 지급할 때 원천징수해야 하는 소득세를 근로자 개인 급여수준·공제대상 가족 수별로 미리 결정한 금액을 말한다.
간이세액표 조정안을 보면, 전 소득 구간에서 원천징수액이 줄어든다. 올해부터 소득세 과표 8800만원 이하 구간에서 상향 조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세율 6%를 적용받던 1200만원 이하 구간은 1400만원으로, 근로소득자의 대부분이 속한 4600만원 이하 구간은 5000만원(세율 15%)으로 올랐다. 다음 소득 구간은 5000~8800만원 이하(24%)로 바뀌었다.
가령,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330만원(근로소득, 비과세·학자금 제외)을 번다고 치자. 현재까지는 매달 월급에서 4만4000원을 근로소득세 명목으로 떼어갔는데, 앞으로는 3만60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1인 가구인 독신자의 경우라면 11만7000원에서 10만2000원으로 덜 떼인다.
소득세는 누진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고소득자도 하위 과표구간 변경에 따른 세부담 변화(감소)가 이루어진다. 최대 수혜는 연봉 1억원 안팎의 근로자가 받는다. 월급여액이 833만원(4인 가구)이라면 85만1000원의 근소세가 월급에서 빠져나갔는데, 3월부턴 80만6000원이 월 소득에서 차감된다. 연간 근소세는 54만원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는 전 소득 구간에서 최대 혜택치다. 같은 가족 수 기준으로 월 760만원을 벌었을 때도 세금 감소(69만9000원→65만4000원, 연 54만원) 규모는 같다.
'부자 감세'라는 조세저항을 우려한 듯, 정부는 총급여액이 1억2000만원을 넘는 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를 20만원(종전 50만원)으로 줄였다. 이 구간에 속한 근로자는 소득세가 덜 깎인다는 소리다.
월급이 1000만원을 넘었을 땐 원천세액을 계산해야 한다. 4인 가구 기준 월급여액이 1200만원이라면 '[월급여 1000만원 경우의 세액+(1000만원 초과금액×98%×35%)+2만5000원]' 이 계산법에 따라, 원천징수액은 약 188만원이다. 현재보다 2만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월급 2800~3000만원 구간은 '월급여 1000만원 경우의 세액+661만600원+(2800만원 초과금액×98%×40%)]'으로 원천징수액이 결정된다. 월급이 2900만원인 근로자(4인 가구)는 현재보다 2만원 줄어든 817만원의 소득세를 떼인다. 월급여가 1억원인 근로자는 현행과 차이가 크지 않다(3807만5000원→3807만1000원).
4인 가구 기준으로 월급 189만원 이하인 근로자는 월급에서 근소세를 떼이지 않는다. 2인 가구는 134만원, 부양가족이 없는 독신가구는 106만원을 넘지 않으면 월급에서 차감되는 소득세는 없다. 이들 근로자는 근로소득공제·기본공제 등으로 소득금액을 빼면 결정세액은 미미(소액부징수 적용)한 만큼, 굳이 환급받을 세금을 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