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경제위기로 기업들은 준전시경영 체제"라며 "법인세 감세로 위기극복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도심 일대 주요 기업체 건물들.(사진 연합뉴스)
극심한 경기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자금시장 경색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회가 정부 법인세법 개정안(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경제계 목소리가 나왔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법인세법 통과가 시급하다는 근거로 ▲기업의 주요 재무지표상 적색경보 ▲내년 본격화되는 경제 한파에 대한 대비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 ▲법인세 감세를 통한 투자·고용 확대 효과 기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큰 감세효과 등을 제시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하고 있다. 한경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3·4분기(누적)를 기준으로 상장사(799개사)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한 결과, 활동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2017년 3·4분기 11.1회를 정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3·4분기에는 경기침체에 따른 재고 증가로 8.3회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0.4회보다 낮은 수준이다.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선되면서 2018년 3·4분기 중 133.4%까지 올랐으나, 이후 4년 연속 하락하면서 올해 3·4분기에는 122.4%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3년 이후 최근 10년 중 가장 낮다. 한경연은 "경기부진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와 채권시장 위축으로 기업어음 등 단기 차입금 중심의 유동부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내년 한국경제는 수출과 민간소비가 침체되면서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초대형 충격이 있을 때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의 법인세제가 글로벌 흐름을 역행하면서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훼손된 모양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2012~2022년)간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는 법인세율이 평균 7.2%포인트 하락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평균 2.2%포인트 하락한 반면, 한국은 오히려 법인세율을 3.3%포인트 인상했다. 한경연은 "과도한 법인세 부담을 완화해 우리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 인하할 경우 기업의 총자산 대비 투자 비중이 5.7%포인트, 고용은 3.5%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 경영 여건이 양호해지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고, 소비가 촉진되면서 경제 선순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법인세법 개정안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10% 특례세율을 적용하는 과세표준 한도를 현행 2억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년도 우리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얼어붙는 극심한 침체국면에 진입해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며 "기업들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회가 법인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