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발언에 서해 공무원 친형 이래진씨 "누가 도 넘나, 안보 운운하며 망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무엇이 누가 도를 넘고 있나"라며 "안보를 또다시 운운하며 도를 넘지 말라는 이런 망발을 하고 있다.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래진 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가족과 아픔은 외면하며 공직을 운운하는 뻔뻔함이 도를 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당당했다면 떳떳했다면 낱낱이 밝히는 게 도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씨는 "해경의 수사를 믿어달라 했으나 해경청장은 '나는 안 본 걸로 할 게' 하면서 한자가 표기된 구명동의와 팔에 감긴 붕대는 왜 감추고 발표했는지부터 밝혀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정권 잡고 있을 당시 안보부처에 다 보고받고 승인하셨다고 실토했다"며 "스스로 고백하셨듯이 보고받고 대통령으로서 국군통수권자로서 무엇을 했으며 어떤 지시를 했는지 이제 당당히 밝혀야 한다. 스스로 잠가버렸던 대통령기록물을 온 국민이 속시원하게 알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살아있는 골든타임이 존재했을 때, 북한군에 피격당했을 때 살아있을 거란 희망을 안고 수색현장에 있는 저에게 먼저 알렸어야 하나, 대통령은 죽고나서 그때서야 죽었으니 국민에 알려라 했다. 무엇이 도를 넘는 행위인가"라고 재차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때 국가는 조난방송과 북한에 송환요청해서 대한민국의 헌법으로 월북에 관한 직접적인 조사를 했어야 했다"며 "가만히 있다가 북한에서 죽어 접근불가라는 헛소리로 뭉개면 끝이 나나. 충분히 구조방송 송환요청 할 시간과 방법이 존재했는데도 '없었다'고만 거짓말했다"고 성토했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이 발표된 직후 이씨는 즉각 반박문을 냈다.

이씨는 "2020년 9월 22일 오후 15시30분 북한군에 체포되었다는 첩보를 취득하고 안보부처라 자칭하는 부처에서 무엇을 했나. 조난방송을 했나. 북한에 송환요청을 했나. 사고 선박 선장에 해작사에서 3번씩이나 전화를 걸어 구명동의 전수조사를 먼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명동의를 사전준비 했으니 자진월북이라 발표했으며, 최근 감사원 조사에서 밝혀진 한자가 표기된 구명동의가 있었다는 사실과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내용을 은폐했다"며 "월북으로 몰아가려는 구명동의에 관한 것부터 거짓으로 조작해 은폐했음에도 왜 북한 해역에 유입되었는지를 증명하라는 말장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해 "2020년 9월 22일 21시 47분경 북한군에 의한 총격 사망과 시신 훼손되고 22시 50분경부터 인천해경 수사과에서 전화가 왔다"며 "'평소 북한을 동경했느냐, '월북에 의심이 갈 행동들을 했느냐'고 물었고, 저는 '지금 수색 중인데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 '말도 안 된다'고 했다. 5분 후 해경중부청 수사과에서 전화가 와 '북한을 동경했느냐' '북한 서적을 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저는 '미친 소리 하지 말고 현재 수색 중이니 수색에 열중하라'고 전화를 끊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경은 제 연락처를 알고 있었고 바로 저에게 현재 북한군에 의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우선 아닌가"라며 "이들은 '월북'이라는 단어를 이때부터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안보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안보에 헌신해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으며, 안보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식 비판의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안보부처들은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획득 가능한 모든 정보와 정황을 분석하여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실을 추정했고, 대통령은 이른바 특수정보까지 직접 살펴본 후 그 판단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되었던 부처의 판단이 번복됐다"며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가 북한해역으로 가게 된 다른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돼야 한다"며 "그러나 다른 가능성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당시의 발표가 조작되었다는 비난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래진 씨 측 변호인은 전날 발표된 문 전 대통령 입장문을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나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 사건의 유죄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어제 문 전 대통령이 본인이 최종적 승인, 결정권자라고 했다"며 "직무유기한 것과 살인방조했다는 것을 직접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는데, 2020년 10월 22일경 해양경찰은 '실종자는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현실도피의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월북을 단정, 발표했다. 당시 사실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도 해경은 월북을 단정, 발표하게 된 경위에 대해 검찰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특수정보를 직접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 특수정보만으로 해양경찰이 월북으로 단정하여 발표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는지를 검찰은 조사해야 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방부·해경·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들었다고 하였는바, 검찰은 국방부, 해경, 국정원의 각 기관장인 서욱, 김홍희, 박지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내용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