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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명의수탁자에게 부정행위 없으면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 못 해

  • 보도 : 2022.11.29 08:00
  • 수정 : 2022.11.29 08:00
개정 전 세법에 따라 명의신탁된 주식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에게 부정행위가 없다면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명의수탁자에게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른 증여세에 관한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게 이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서는 그 무신고와 관련하여 본래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우리 세법은 주식 등 일정한 재산의 명의를 타인으로 한 명의신탁을 증여로 보아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2018년 세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세법은 명의를 빌려준 명의수탁자를 증여세 납세의무자로 하고, 실소유자인 명의신탁자는 연대납세의무자로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납세자가 신고기한까지 제대로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세액의 20%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그리고 신고 누락이 납세자의 ‘부정행위’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40%가 가산세로 부과된다. 이를 '부당무신고가산세'라고 한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부정행위를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중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납세자가 허위 계약서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면, 명의신탁 행위만으로는 부정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명의신탁에 대한 증여세 부과 자체가 제재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이상, 명의신탁 행위를 이유로 부당무신고가산세라는 추가적인 제재까지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명의신탁자, 즉 주식의 실제 소유자는 향후 세무조사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명의수탁자의 등급을 분류하여 다수의 차명계좌를 사용하여 주식을 보유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실소유자인 명의신탁자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적극적인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부당무신고가산세의 부과가 타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명의를 빌려준 명의수탁자가 이러한 부정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부당무신고가산세의 적용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았다. 세법에 따른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신고할 의무는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에게 있다. 그리고 부당무신고가산세는 '납세의무자'가 부정행위로 법정신고기한까지 세법에 따른 국세의 과세표준 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부과된다. 따라서 부정행위가 존재하였는지 여부도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았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먼저, 납세의무자에게 부정행위가 있는 지 여부를 기준으로 부당무신고가산세의 적용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법리상으로도 명확하다. 납세의무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부정행위가 있다고 하여 납세의무자에게 과도한 제재인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매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그리고 실제 증여가 없는데도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이므로, 실상은 세금이라기 보다는 제재의 성격을 갖고 있다. 명의수탁자로서는 명의신탁자가 적극적인 부정행위를 하였는지를 파악할 길이 없으므로, 명의신탁자의 부정행위만으로 명의수탁자에게 증여세라는 기본적인 제재 외에 부당무신고가산세라는 추가적인 제재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세법은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경우 명의수탁자에게 증여가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명의신탁이 조세회피 목적 없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증여로 의제되지 않는다. 납세자가 명의신탁이 '조세회피의 목적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입증이 어려워 현실에서는 대부분 명의신탁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이루어 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조세회피 목적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중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인지가 문제되는데, 대법원은 명의신탁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여세 과세를 위해서는 명의신탁자를 기준으로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일단 증여세가 과세되는 경우 부당무신고가산세의 적용여부는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의 부정행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2018년 말 개정된 세법은 명의신탁에 대한 증여세 납세의무자를 '실제소유자'로 규정하였다. 명의신탁자인 실제소유자가 납세의무자가 되므로, 부정행위도 납세의무자인 실제소유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판결은 개정 전 세법의 적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두37755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이민규 변호사

[약력] 서울대 경영대학,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제5회 변호사시험 [이메일] mglee@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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