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세액은 4조1000억원으로, 1인당 평균 세액은 전년보다 줄어든 336만3000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재부는 "17년째 그대로인 기본공제금액, 다주택자 중과 세율 등 종부세의 기본 뼈대를 바꾸지 않는 한 급등한 세부담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정상화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과세대상이 1년 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결정된 공시가격이 대폭 오른데 따른 것이다. 다만, 부담해야 할 세액은 줄어든다. 과세 잣대가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에 더해 일시적 2주택 특례 등 조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고가(高價)·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국민의 '조세저항'을 우려한 정부의 조치다.
기획재정부가 21일 내놓은 '2022년도 주택분 종부세 고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대상자는 122만명이다. 2021년 현재 주택 보유자가 1508만9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약 8%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과세대상자는 2021년과 비교해 28만9000명이 늘었다. 주택 보유자 대비 과세인원은 2017년(2.4배)에 비해 4배나 많다.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이 대폭 늘어난데는 공시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21년과 비교해 17.2% 뛰었다. 과세기준점이 되는 기본공제금액(6억원)은 2006년 이후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았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만 지난해 11억원(종전 9억원)으로 오른바 있다. 기재부는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초과하는 과세대상자가 급증한 것"이라고 했다.
◆…(2017~2021년은 결정세액, 2022년은 고지세액. 자료 기획재정부)
하지만 주택 보유자들은 '세금 부담을 던' 고지서를 받는다. 당초 올해 주택분 종부세는 약 9조원대로 추산되고 있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 조치로, 세금 부담은 4조1000억원까지 뚝 떨어진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 100%에서 60%로 내려갔고, 일시적 2주택·상속주택·지방 저가 주택 보유에 대해 주택 수에서 빼주는 등의 조치에 따라서다. 1인당 평균 세액은 336만3000원으로, 2021년에 비해 137만원이 줄어든다.
다만 기재부는 "2022년 주택분 종부세 고지세액은 2021년 결정세액과 유사한 수준으로, 2017년에 비해서는 약 11배 수준으로 증가한 규모"라며 "같은 기간 동안 국민소득은 12.8%, 주택가격은 36.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 세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한 것"이라고 했다. 특별공제(3억원) 법안이 도입됐다면 고지 인원은 약 10만명, 세액으로는 900억원 가량이 줄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다주택자·법인이 부담하는 종부세 고지 세액은 전체의 83%에 달한다. 다주택자만 떼어내서 보면 50만1000명이 과세대상이 된다. 이들이 부담해야 할 세액은 2조원이다. 2021년과 비교하면 과세대상은 10만명(9만9000명) 가까이 늘었고, 세액 규모는 5000억원 줄었다. 다주택자의 평균 세액은 393만원으로, 1년 전보다 223만3000원이 깎인다.
주택 보유 수의 영향인지, 과세표준이 낮은 구간에서의 납세자 비중이 컸다. 과표 3억원 이하는 71.2%, 3~6억원 구간은 18.0%, 6~12억원 구가은 8.5%였다. 이들 구간의 납세자가 전체 고지 인원의 97.7%에 달한다.
1세대 1주택자 고지 인원은 23만명으로, 작년과 비교해 7만7000명 늘었다. 다만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에 따라, 이들의 평균 세액은 작년보다 44만3000원이 깎인 108만6000원이다. 기재부는 "1세대 1주택자 절반 이상(12만1000명)은 고령자·장기보유자 세액공제 등 실수요자 보호 제도에 따라 종부세를 50만원 이하만 부담한다"고 했다.
1세대 1주택자를 판정할 때 상속·지방 저가주택을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거나, 이사 등으로 1세대가 집 2채를 보유했더라도 1주택자로 본다. 이러한 특례 대상자는 3만7000명이다. 이들은 1주택자와 동일한 기본공제(올해 기준 11억원)와 고령·장기보유에 따른 세액공제도 받는다.
◆…(2023년은 정부안 통과 시 추정, 자료 기획재정부)
정부는 이러한 감세가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단 목소리다. 우선 17년째 그대로인 기본공제금액(6억원)이다. 기재부는 "그간 주택가격 상승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아 과도하게 늘어난 종부세 과세인원을 줄이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주택 수에 따른 '다주택자 중과 세율'도 문제 삼았다. 저가 다주택자가 고가 1주택자보다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되면서 응능부담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주택분 기본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1주택자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인상하고,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폐지·종부세율을 인하(일반 0.6~3.0%, 다주택 1.2%~6.0%→0.5~2.7%)하는 등 내용을 담은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제출되어 있다. 기재부는 "정부가 제출한 종부세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그간 급증한 과세 인원과 세액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