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의 세금 구제' 원하는 납세자 줄고 있다

'사후권리구제' 심사청구 현황 살펴보니
접수사건 매년 줄며 작년엔 '300건대'로 뚝
인용률 전년보다 5.1%p↓…구제도 뒷걸음
복잡한 불복절차 '조세심판원 통합' 주장 커

국세청은 세법에 근거해 납세자에게 세금을 매긴다. 하지만 세법이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안에 대한 '과세냐 비과세냐' 여부를 반영하지 못하며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고, 납세자를 이를 다투고자 '조세불복'을 제기한다. 현재 국세청 내 납세자의 법적 구제장치인 '심사청구'가 있는데, 이 선택지가 납세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모양새다. 심사청구를 제기한 건수가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어서다. 작년 한 해는 줄곧 유지해오던 400건대 마저 무너졌다. 세무대리업계, 학회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복잡한 불복절차를 준(準)사법기관인 조세심판원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 보다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국세청의 문을 두드리는 납세자가 줄어든데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행정심 단계(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를 3개 기관(국세청·조세심판원·감사원)이 담당하고 있는데, 국세청은 독립성이 미흡하다는 시각이 짙다. 조세심판원에 작년 한 해 접수된 사건(1만3025건)의 3%도 안 된다. 이 때문에 국세청이 갖고 있는 사후적 조세불복제도의 기능이 쓸모없어진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적지 않다.

지방국세청별로 보면, '세금이 억울하다'고 주장한 납세자들은 서울에 가장 많이 있었다. 서울지방국세청에 접수된 심사청구 건수는 134건으로, 전체의 36% 가량이었다. 수도권(중부·인천지방국세청)으로 범위를 넓히면 70%(257건)에 육박한다. 대전·광주·대구·부산지방국세청에 제기된 심사청구 건수는 2020년과 비교해 모두 줄었다.

국세청의 결정으로 억울한 세금을 구제받는 납세자도 줄고 있다. 지난해 처리된 심사청구의 인용률(납세자 승소율)은 19.0%로, 1년 전에 비해 5.1%포인트 떨어졌다. 감세액(심사청구 처리 결과 감소하는 세액)으로 따지면 47억원이 줄었다. 1000만원을 넘지 않는 세금이 부과된 구간에서의 구제 비율(인용)은 12.8%로, 전(全) 구간에서 두 번째로 낮았고, 같은 금액을 기준으로 법인만 떼어내서 보면 구제율(12.5%)은 꼴찌다.

또 다른 사후적 구제절차인 '이의신청(국세청 운영)'을 통해서 불복을 제기하는 건수도 2020년 3903건에서 지난해 3558건으로 줄었다. 사전적인 권리구제인 '과세전적부심사청구권'을 행사하는 납세자마저 줄고 있다. 과세예고 통지건수 대비 접수비율은 2018년 1.1%에서 2019년 0.9%, 2020년 0.8%, 2021년 0.7%로 매년 감소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