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값 6억원 밑으로... '전월세 전환율' 상승

올 들어 금리 인상 이어지면서 대출이자부담 증가 영향으로 보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 1년 8개월 만에 6억원대 아래로 떨어져

강북(0.47%↓)보다 강남(1.57%↓) 낙폭 커... 전월세 전환율 상승세

한경 "임대차법보다 금리 인상이 전세대란 막아... 월세화 빨라져" 보도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이 6억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대출이자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25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5억9966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월(5억9739만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6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 인상 폭이 커지면서 신규 전세가격 약세가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위가격은 조사 표본을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한 가격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KB국민은행 기준으로 지난해 2월 사상 처음 6억원을 돌파한 이후 작년 9월에는 6억2680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전세자금대출 중단 사태로 10월 6억2116만원으로 하락한 뒤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 전월 대비 1.14% 하락하며 결국 6억원 밑으로 내려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북 14개구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5억3188만원으로 지난달(5억3437만원)보다 0.47% 하락한 데 비해 강남 11개구는 6억8755만원에서 6억7675만원으로 1.57% 떨어져 강북지역보다 낙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외 연립주택 중위 전세가격은 2억3179만원으로 지난달(2억3187만원)보다 0.03% 하락한 반면, 단독주택 중위전세는 3억3763만원으로 지난달(3억3355만원)보다 1.2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중위가격보다 높은 6억6386만원을 기록하며 9월(6억7344만원)보다 1.42% 떨어졌다.

한편 전셋가격 하락과 달리 전월세 전환율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인상된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을 뜻한다.

KB국민은행 조사 기준으로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평균 3.28%로, 9월(3.24%)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작년 4월(3.29%) 이후 1년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달 강북 14개구의 전월세 전환율은 3.32%로 강남 11개구(3.25%)보다 높았다. 전날(24일) 한국경제는 2020년 시행된 주택 임대차 2법(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예고됐던 '8월 전세대란'은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임대차법의 도입 취지대로 임대차 시장이 안정되고 '세입자 보호'도 제대로 되고 있는 게 아니라 금리 인상과 같은 경제 상황이 전세대란을 잡은 꼴이 됐고, 이로 인해 전세가격 상승이 주춤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은 1년 만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면서 임대차 시장의 판세를 뒤집은 '방아쇠'(트리거)는 고물가로 인한 금리 인상이었다고 했다. 여기에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1·4·5월 0.25%포인트씩 잇달아 금리를 올렸고, 이후 7월에 0.5%포인트 올린 '빅스텝' 단행 및 8월에도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이달 또다시 0.5%포인트를 올려 올해 초 연 1.25%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연 3%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연합회 자료를 인용, 대출금리에 활용되는 코픽스(COFIX)도 9월 신규취급액 기준 3.4%로 2012년 12월(3.09%) 이후 9년 9개월 만에 3%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코픽스는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등의 기준이 되며, 이달 중순(18일) 기준 은행권의 전세대출 평균 금리는 최저 3.56%~최고 6.67%에 이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