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오르고 전세 내려…"세입자 주거비 부담 확대"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신규거래에서 지난해 하반기 대비 월세는 오르고 전세는 내린 가격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의 월세화 진행 속 월세가격이 올라 세입자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 결과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 작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건수가 모두 21만 7351건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 신규계약으로 신고된 거래는 월세 4만 403건, 전세 4만 6622건 등 모두 8만 7025건으로 조사됐다.

전·월세 신규계약 중 지난해 6~12월과 올해 1~5월에 전·월세계약이 각각 1건 이상 이뤄진 ,361건에 대한 평균 거래금액을 비교한 결과 월세는 작년 하반기 평균 5억 9470만원에 비해 올 상반기 6억 189만원으로 719만원 올라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세는 6억 3930만원에서 6억 2512만원으로 1418만원 떨어진 채 거래가 이뤄졌다. 높은 전세가격과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확대로 전세의 월세화가 이어지면서 월세가격이 오르고 전세가격은 내렸다는 평가다.

올해 5월까지 신규계약된 서울의 아파트 월세 거래 가운데 보증금이 2년치 월세보다 큰 준전세 거래비중은 1만 8284건 중 7257건인 39.7%로 작년 6~12월의 45.1%에 비해 5.4%p 줄었다. 반면 보증금이 1년치 월세 이하인 순수월세 거래비중은 5.2%(944건), 보증금이 월세 1~2년 구간인 준월세 비중은 55.1%(1만 83건)으로 지난해 보다 각각 0.8%p, 4.5%p씩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보증금을 낮추고 월임대료를 높인 월세거래의 비중이 커진 모습으로 월세가격 상승과 맞물려 세입자 주거비 증가가 전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음달 이후 갱신권이 만료되는 세입자가 순차적으로 신규 임차수요로 편입되면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가 빨라질 수 있는데 전셋값이 4년 전에 비해 급등했고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한 반전세 거래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월세 수요가 늘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으로 학군이나 교통여건 등 수요자 주거 선호여부에 따라 월세 부담 관련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