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사적 대화니까 괜찮다? 깔끔하게 사과하는 것 이외엔 도리 없어"
"막말 외교까지 최악의 정상 외교 3종 세트 탄생, 외교안보라인 전면 쇄신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대통령실이 미국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 의회가 아닌 한국 야당을 향한 것이었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100번 양보 해서 그 말이 맞다고 해도 대통령의 자질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의 대형 사고"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기획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집 안도 아니고 집 밖에 나가서 국회에 대해 그런 비속어를 쓰면서 욕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형 사고"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이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영상으로 포착됐다.
이에 김은혜 홍보수석은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대통령 발언에서) 미국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 발언 경위에 대해 "우리나라는 예산에 반영된 1억 달러의 공여 약속을 하고 간단한 연설을 했다"며 "영상 속 윤 대통령의 음성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예산을 '날리면'(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지 않는다면) 기부금 공여를 약속한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란 설명이다.
윤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정말 심각한 건 이 사고를 수습하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태도다.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욕설이라고 주장했는데 참 가관"이라며 "변명을 하더라도 정도껏 해야지 너무 구질구질한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어 "그 많은 매체들이 전부 잘못 들어서 보도를 했다는 건데 말도 되지 않는다"며 "또 전날 총리와 대통령실은 욕설에 대해서도 사적 대화니까 괜찮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카메라 앞에서 욕을 했는데 괜찮은 건가. 이럴 때는 깔끔하게 사과하는 것 이외에는 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권에 말씀드리고 싶은 건 대통령을 보호하고, 같은 집권세력으로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건은 선을 넘었다"며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말도 있는데 대한민국 망신을 대통령이 나서서 시켜서는 안 된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 윤 의원은 "영국의 조문 외교부터 이번 유엔 총회까지 얻은 것이 하나도 없는 총체적인 외교 실패였다. 그렇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쇄신을 주장했다.
이어 "우선 대통령실 김성환 안보실장, 김태우 차장의 책임이 크다고 보는데, 특히 이번 순방에 앞서 사전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없는 데도 있다고 했고 이런 부분들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 참모들이 아무리 무능했다고 해도 동맹국인 미국 의회에 대한 막말은 전적으로 본인의 잘못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순방의 평가에 대해선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될 최악의 외교 참사 같다. 48초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은 굴욕 외교, 대한민국 외교사에 남을 막말 외교까지 최악의 정상 외교 3종 세트가 탄생됐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한미 간의 가장 핵심 사안인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등 갈등의 불이 떨어졌는데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이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