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기 동국대학교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철기 동국대학교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훈포장을 받는 것은 너무 치욕적이라며 정년퇴임 때 받는 포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8월 말로 동국대학교를 정년퇴임하게 돼 인사를 올린다"며 "훈포장은 국가의 이름으로 주는 것이긴 하지만, 윤석열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는 것은 제 자존심과 양심상 너무 치욕적으로 느껴졌다"고 이같이 전했다.
이 교수는 특히 "마치 조선총독에게 무엇을 받는 기분~"이라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자신이 근 10년동안 사회활동과 SNS 활동을 해오지 않아서, 그동안 소식과 안부인사를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운을 뗀 뒤, 이번 8월 말로 동국대학교를 정년퇴임하게 돼 페북으로라도 인사를 올린다고 저간의 사정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시고 아낌 없는 격려를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어쭙잖게 정치하겠다고 나섰을 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고 큰 은혜를 베풀어주신 분들께, 제대로 감사의 말씀도 전하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썼다.
그는 "혹시 저의 불찰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구실을 정리하면서 정치학 전공책을 모두 버렸다"며 "평생을 정치학을 해왔으니, 이제는 전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문화인류학이나 고고학, 언어학 같은 전혀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 지식을 쌓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또 제가 좋아하는 여행을 실컷 다니려 한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교직자와 공무원이 정년을 하면 년수에 따라 훈포장을 준다고 소개한 뒤, "안 받겠다고 하니, 자필로 사유를 적어내야 한다네요"라며 자신이 윤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자필로 밝힌 포기 사유에는 "더 훌륭한 일을 하고도 포상을 못받는 분들이 많은데, 교수로서 온갖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도 교육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포상을 받는 것이 송구스럽고, 신임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인천 연수구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또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통일협회 정책위원장, 상임집행위원 등으로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했으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