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 인용… 與, 연찬회 '원팀' 외친 뒤 하루 만에 '당혹'

윤석열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으로 당정 화합과 결속을 외치며 '원팀'을 내세웠던 국민의힘이 법원의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전부 기각될 것으로 확신했던 국민의힘에게는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법원이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결정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다시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은 내일 긴급 의총을 소집하고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정지에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전체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내일(27일) 오후 4시에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긴급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지역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의총에 반드시 전원 참석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 "정당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법률적 검토를 거쳐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연찬회를 통해 26일 당 내홍에 대해 사과하면서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결의문에서 "국민의힘이 지금의 대한민국 위기 속에 민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못했다. 당내 갈등으로 심려만 더 끼쳐 드렸다"며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해 주신 절절한 마음을 잘 알기에 사죄드리고 철저히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를 구성했고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윤석열 정부와 함께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민생의 한숨, 서민의 땀, 사회적 약자의 눈물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날 연찬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들과 함께 대거 참여해 분위기가 한껏 높아졌고, 원팀 정신을 강조하면서 조기 전당대회에 대한 논의들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자유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신 분 위주로 하면 (전대 시기)를 당기자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나온 조기 전당대회 논의는 다시 미궁에 빠지게 된 모양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 결정에 따라 국민의힘은 다시 혼란에 빠졌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온 이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정리가 돼야 말할 수 있다"면서 "당 대표 직무대행을 원내대표가 할지 차석 최고위원이 할지도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고 당내 혼란스런 상황을 전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이 전 대표가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본안 소송 확정시까지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