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윤핵관, 이준석 대체자 물색...가처분 인용시 당 해체, 타협 모색해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주류 입장에서도 이준석을 대체하는 사람을 물색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체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지만 굉장히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 사건의 본질은 윤석열 정권을 지탱하는 큰 축 하나가 무너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윤석열 정권은 과거 보수정권과 달리 세대연합 정권이다. 그래서 2030세력이 새롭게 들어왔고 그 2030을 가장 크게 반영하는 핵심인물이 이준석"이라며 "그래서 2030 지지율이 확 빠진 거다. 실제로 거의 바닥이다. 6070 보다 더 높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 정권의 성격에 대해 윤석열 정권의 주류세력이 정확한 인식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냥 대표 한 사람 내보내는 정도로 과소평가해서 지금 같이 무리한 일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니나"며 "사실 윤리위 징계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영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대통령실로) 옮겨간 것도 그런 맥락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 친구는 원래 캠프에서 일을 잘했다"면서 "이준석 대표는 이와 달리 지금 생존투쟁이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 보면 처음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를 쫓아내는데 직접 관여돼 있겠냐',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그런데 최근 보면 적어도 방관을 한 거다,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 하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윤 대통령한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치라는 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하고만 하는 게 아니고 꼴 보기 싫은 사람하고도 타협하는 것이다"며 포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그 정도 품이 되는 사람"이라며 "왜냐하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이준석 대표 탄핵 시도가 있었는데 마지막에 화해를 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시간을 두고라도 결국 화해하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모색하셔야 된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에 대해서는 "처음엔 당 지도부가 무조건 가처분 신청한 게 '기각된다', '당이 이긴다', 그래서 '빨리 게임이 끝날 거다'라고 봤다. 근데 빨리 안 끝났다. 따져볼 게 많다는 것"이라며 "만약 가처분이 인용되면 당은 거의 해산해야 될 정도로 타격을 받는다. 지금도 늦지 않으니 정치적 타협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타협의 방안'에 대해 묻자 "저하고 조해진 의원이 이미 제시한 '이준석 전 대표 복귀 가능하다'고 비대위가 유권해석을 내리는 것"이라며 "대표가 대통령 공격하는 이런 행위를 지금 당 주류가 자초해 유발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당내 위기의식을 가지고 정치적 타결을 모색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개편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인사교체 가능성을 닫아둔 것 같진 않은데 대안을 못 구한 것 같다"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문제는 100일 기자회견 할 때 국민들이 제일 듣고 싶어하는 건 인사혁신인데, 아무런 답변도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100일 기자회견을 딱 100일 날 할 필요는 없다"며 "전혀 준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해서 오히려 언론한테 질책만 듣고 국민들은 실망만 더 커지고 이런 정무적 판단을 누가 하느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인사스타일을 보면 본인이 조금이라도 알지 않으면 소극적인, 잘 안 쓰려고 하는 게 있는 것 같다"며 "남자는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서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잘 몰라도 주변 세평이 좋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과감하게 쓰면 자기 사람이 된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런 과감한 인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