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불복 소송 낸 납세자들 1심에서 패소
소송 주도 유경준 의원 "헌법소원 제기할 것"
◆…종합부동산세 부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낸 납세자들이 1심에서 패소한데 따라, 종부세 논란이 헌법재판소로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사진 연합뉴스)
납세자들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국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게 소송을 한 이유였는데, 재판부는 과잉금지 원칙을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게다가 종부세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원고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종부세법 위헌법률심판을 1심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한 측에서 헌법재판소에 직접 헌법소원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이날 납세자 A씨 등이 삼성세무서와 반포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부동산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의 선고공판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 등은 종부세 부과처분을 받은 뒤 심판청구(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기각당하자 작년 3월 소송을 냈다. 이들은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에 의해 종부세가 산정되는 것이 법률에 따라 과세 조건을 규정하도록 한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재산세·양도소득세와 동일한 대상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이중과세이고, 다른 자산을 보유한 사람과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을 차별해 평등주의 위반이라는 논리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택은 단순 투자자산이 아닌 주거 안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산으로, 주식 등 다른 자산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종부세를 부과하는 데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종부세 부과에 불복해 시민단체와 법인, 일반 납세자 등이 소송을 낸 사례는 적지 않게 있지만, 법원의 판결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부세 부과에 불복해 제기된 다른 소송들은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종부세 위헌소송 올해 헌재로 간다"
종부세 행정소송 1심에서 납세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종부세 논란이 헌법재판소로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2항은 법원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기각한 때에는 그 당사자가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근거로 "원고 측 법률대리인은 이번 기각결정 이후 항소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에 종부세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지역구 주민들과 함께 2020년 12월 조세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이어 2021년 3월 '종부세법 위헌법률심판'에 대한 행정소송을 청구해 지난 5월 19일에 최종 변론까지 종결됐다. 해당 소송은 현재까지 제기된 종부세 위헌소송 중 가장 빠르다. 조세소송의 최고 권위자인 유철형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유 의원실이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관련 세금 비중을 보면, 한국은 2017년 5위(3.8%)에서 2018년·2019년에 2위(4.05%· 3.95%)로 2020년엔 1위(5.2%)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방적인 종부세법 개정 등으로 국민의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행정소송에서 기각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지만, 현실화되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기 때문에 종부세법의 위헌성이 인정될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