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트래픽(MarineTraffic)’, 15일 中 항구에 北선박 7척 사진 공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수차례 北 선박의 '불법 환적' 지적
안보리, 2017년 결의 2371호 통해 북한산 석탄 수출 전면 금지
바이든,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北 재지정... 2008년 이후 계속 연장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마린트래픽 제공 사진을 근거로 북한 선박 7척이 환적을 위해 중국 산둥성 룽커우항 인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보도했다.［사진=마린트래픽 제공］
VOA보도에 따르면, 부해호와 금수1호는 이미 룽커우 항 안쪽 부두에 정박해 있고, 철봉산호를 비롯한 나머지 5척은 항구의 계선 장소에 머물고 있었다. 북한 선박이 룽커우 항 일대에서 발견된 게 처음은 아니지만 7척의 선박이 한꺼번에 한 항구에 몰린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중국 산둥성에 위치한 룽커우 항은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광물 야적장이 설치된 ‘광물 취급’ 항구로, 북한 선박의 입출항이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북한이 이곳에 석탄을 운송한 정황은 앞서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 3월, 8월 발행 보고서에서 북한 선박의 중국 룽커우 항 인근을 항해했다는 기록을 제시하며, 이 기간 이 일대에서 불법 선박 간 환적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밖에 지난해 북한 선박 여러 척이 중국 닝보-저우산 인근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석탄을 중국 측 선박에 넘긴 점도 지적했다.
즉, 룽커우 항은 북한 선박이 직접 석탄을 운송하거나, 다른 해상에서 넘긴 석탄을 대가로 새로운 물품을 선적하는 장소라는 설명으로 이 항구에 북한 화물선이 일제히 나타나 그 배경이 주목된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산 석탄의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과 중국에선 북한산 석탄의 수출입으로 해석될 만한 움직임이 크게 줄었지만, 2019년을 전후해 이전의 활기를 되찾으면서 제재 위반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에 대한 주의보를 통해 북한이 2019년 한 해 동안 370만t 상당의 석탄을 불법 수출했다고 밝혔으며, 전문가패널은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북한이 64차례에 걸쳐 55만 2천 400t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 근해와 항구로 운송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인 송림항 등에선 대형 선박이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가운데 그 주변에는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체가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서해에선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또다시 포착됐다고 VOA는 지난 12일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 선박의 가운데 부분은 서로 붙어 있지만 앞부분과 뒷부분이 약간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볼 때, 두 선박의 중심부에 바지선과 같은 제3의 선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해 이번에도 또 다른 선박 간 환적 행위가 포착된 것인지 주목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북한을 미국의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재지정했다.［출처=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을 재지정한 이유로 "한반도에서 무기로 사용이 가능한 핵 물질의 존재 및 확산의 위험,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한반도와 인근 지역의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고 주둔 중인 미군, 동맹국·무역 파트너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정책, 기타 북한의 도발적인 일련의 행보들은 여전히 미국의 국가 안보 및 경제에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북한을 행정명령 13466호에 명시된 미국의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하는 조치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은 올해 6월26일 이후에도 미국의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8년 6월 핵·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첫 대북제재 행정명령 13466호를 내렸다.
미국 정부는 이후 13551호(2010년 8월 30일), 13570호(2011년 4월 1일), 13687호(2015년 1월 2일), 13722호(2016년 3월 15일,) 13810호(2017년 9월 20일) 등 총 6건의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을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하고 연장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