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윤 당선인에게 필요한 정보들 공유하고 싶어해
윤 당선인측의 '청와대 전면 개방' 현재와 별다른 차이 없어
문 대통령, 청와대 걸어나와 시민들에게 소회 밝힌다
◆…국무회의 참석한 탁현민 비서관 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퇴임 후 문재인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리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5년간 모신 대통령을 근거없이 건드린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물기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탁 비서관이 5일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최근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질문하자 "이제 퇴임하는 대통령이다"며 "문 대통령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싶을 정도로 남은 여생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고 얘기하셨다. 그런데 뭐 그렇게 대단한 권력이라고 그거를 고깝게 보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이 결렬되면서 갈등 구도가 형성된 거 아니냐는 주장에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후임 대통령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어 했다"며 "그런 당선인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은 소갈머리가 없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독대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쪽에 물어보시라. 난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노하우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독대를 원했던 것인데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만남이 연기됐다"고 독대가 불발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윤 당선인 측의 청와대 전면 개방 계획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어떤 식으로 개방할 건지에 대해서 논의한 적도 없고 본인들이 알아서 본인들 뜻대로 하고 있다"며 "제가 전에 들은 얘기로는 사전에 신청을 받으면서 미리 신청했던 분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점도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의 청와대 개방으로 인해 기존 청와대 관람 예약 신청자들이 일방적으로 예약취소 통보를 받은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윤 당선인 측의 전면개방 구상이 현 정부 청와대 개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현재도 가이드와 함께 곳곳을 다니면서 각 건물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며 “윤 당선인 측의 전면개방은 가이드는 없어지고 정해진 장소에 건물 앞까지만 갈 수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윤 당선인 측이 예산 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와대 개방 행사를 갑자기 계획했다며 "어디서 예산을 끌어다 사용할 지 호기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취임식을 준비하면서 인수위에서 조언을 구한 적이 없었는지 질문하자 "없었다. 얼마 전에 행안부에서 새 대통령의 취임식과 관련해서 저에게 브리핑을 해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시 문 대통령과 회동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퇴임하는 대통령이 어떻게 현직 미국 대통령한테 만나자고 할 수가 있겠나.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에 지금 장소와 형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짐을 빼 이사하는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청와대에서 보낸 시간이 지긋지긋해 시간 안간다며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나는 왜 미쳤다고 여기 앉아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매일 괴로워했었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예전엔 컴퓨터 바탕화면에 국정과제라든지 청와대 로고가 떴었다. 지금은 날짜 숫자가 떠 있고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만 떠있다"며 "그걸 보고 있으면 ‘이렇게 한 시절이 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심정을 밝혔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마지막 퇴임 일정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탁 비서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9일 오전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퇴임 연설과 외교 행사를 소화한 뒤 오후 6시에 공식 업무를 마무리한다. 이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정문에서 분수대 앞까지 걸어 나와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소회를 밝히며 모든 일정을 마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