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그런다고 저 김기현이 입 틀어막지 못해"
"'검수완박'이라는 부조리 맞서 싸운 사실은 국회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
"거대의석수 무기로 법 제멋대로 해석"
與, '의사진행 방해' 이유로 김기현에 30일 출석정지 요구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의사진행 방해를 이유로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데 대해 김 의원이 "거대정당의 폭력 그 자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직전 원내대표였던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폭거를 저지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그런다고 저 김기현이 입을 틀어막지는 못한다. 저는 계속 공정과 상식이 숨 쉬는 국회를 만들도록 앞장서 싸워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김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로서 소수 야당을 이끌고 대선 승리를 하였기에 민주당으로서는 제가 미울 수 있겠다"면서 "하지만 민주당 스스로 민심 이반을 야기한 잘못을 먼저 반성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석 점거를 이유로 징계하기 위해서는 '점거 해제를 위한 위원장의 조치에 따르지 않아야' 한다"며 "그러나 제가 법사위원장석에 앉았을 때는 아직 회의가 열리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는 "법사위가 개의된 이후 저는 일어났고, 그 자리에 법사위원장이 앉아 회의를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 법사위원장과 자리를 두고 다투거나 폭력이 수반된 적도 없고, 특히 법사위원장이 점거 해제를 요구하는 조치를 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민주당은 사실관계에 대한 회피 또는 무리한 법 해석으로 저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며 "심지어 징계안이 윤리특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되는 '제1호 사례'가 되는 영광까지 얻게 됐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중간 논의과정조차 생략된 매우 이례적인 중징계 대상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눈물을 이용'한 윤미향 의원도 아니고, '성희롱'으로 국회의원 품위를 어지럽힌 최강욱 의원도 아닌 '검수완박'이라는 부조리에 맞서 싸운 김기현이라는 사실은 국회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또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이 거대 의석수를 무기로, 법을 제멋대로 해석하면서까지 흠집 내고 탄압하겠다 나선 것에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아울러 오직 본인들의 안위를 위해 꼼수·편법과 위법을 자행해온 민주당의 폭거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저를 더욱 속상하게 한다"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달 30일 검찰청법 개정안 표결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앞서 국희의장실로 항의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징계안에서 "김 의원을 국회법 155조 10호 및 163조 2항 2호에 따라 30일의 출석정지에 처한다"고 요구하면서 "김 의원은 국회법상 품위 유지의 의무, 의장석 또는 위원장석의 점거 금지와 국회의원 윤리강령과 국회의원 윤리 실천규범을 현저하게 위반해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는 물론이고 국회의 명예와 권위까지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법 제155조에 따르면 국회는 의제와 관계없거나 허가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할 때, 의장석 또는 위원장석을 점거할 때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
